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우물쭈물하다가2024-04-17 17:29
작성자 Level 10

우물쭈물하다가! 


2018년 78권의 책을 읽었습니다연말에 뒤돌아보며 나와의 약속을 실천하지 못해서 나름 부끄럽고 화가 났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니 작년 개인적으로 정말로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많이 소진하다보니 내 자신과 세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너무 속상한 일이 되었음을 늦게 깨닫고 새해 들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독서입니다.

첫 번째 책인 정여울의 마흔에 관하여’(한겨레출판)를 통해 이제 耳順이 된 내 정체성을 복기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고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문학동네)는 목사로 살면서 절대로 종교성으로 편협해져서는 안 된다는 또 다른 각오를 하게 해주었고김제동의 톡투유를 통해 세간에 알려진 노영우 박사의 세상 물정의 사회학’(사계절)은 각박한 세속의 영역에서 분투하고 있는 성도들을 어느 정도로 내가 이해하고 보듬고 있는가를 반성하며 뒤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금년부터 우리 교회에서 섬기게 된 암환자들의 돌봄 터인 사랑뜰 안주인이신 조경선 목사의 눈물로 쓴 살아줘서 고마워요’(노란숲)를 읽으면서 내게 얼마나 편안하고 허접한 목회를 하면서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게 해주어 저자에게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김원영은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사계절)에서 너 목사답게 살고 있는 거 맞니?’를 비수처럼 질문하며 내 심장을 타격했고톰 라이트의 광장에 선 하나님’(IVP)을 읽으면서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세속적 권력에 대한 신학적 반응을 나름 정리하며 지금의 정권을 잡은 자들을 위해 목사로서 어떻게 중보 할 것인지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권연경 박사의 갈라디아서 산책’(복 있는 사람)과 톰 라이트의 모든 사람을 위한 갈라디아서’(IVP)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주일 낮 예배 갈라디아서 강해의 질을 높이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장효수의 가시라도 품을 수 있는 사랑’(동연)을 읽으면서 같은 목사로서 진솔한 사목의 내용을 쓰다듬으며 저자를 응원할 수 있게 해주었고작년에 채 마무리를 하지 못한 김기석의 인생은 살 만한가’(꽃자리)와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한 태도’(비아토르)를 마무리하면서 1년 전에 두 번째 책 출간을 마칠 때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은 가슴 뭉클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019년 1월의 시작은 그런 대로 출발이 좋아 내심 안심이 됩니다그런데 복병이 하나 등장해 곤혹스럽습니다작년에 비해 눈이 침침해진 상태가 조금 더 심해진 가슴앓이입니다오역이든 아니든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주는 조언처럼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우물쭈물하다가.’의 희생양이 바로 내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급함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저의 연약함입니다.

나는 제천세인의 젊은이들이 담임목사가 때늦게 후회하는 그 후회가 여러분에게는 없기를 바라며 책읽기에 최선을 다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