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제발!2024-04-01 16:37
작성자 Level 10

제발!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론자라고 하는 C.S 루이스를 제일 먼저 접하였을 때는 대학원 시절 그의 역작인고통의 문제발제를 맡으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당시 그의 책을 정독하면서 루이스의 놀라운 혜안설득력 있는 변증들을 접하면서 대단한 감동과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그 때의 소회를 하나 추출한다면 하나님의 전능성에 대한 시각과 해석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전능하시다고 할 때 그 전능의 의미가 내재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뜻이지내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까지 하신다는 의미가 아니다내재적으로불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할 때’(things)이 아니라헛것’(nonentities)이다상호 모순되는 일은 하나님이 만드신 가장 약한 피조물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하나님도 하실 수 없다.”
그의 글에 대한 발제를 준비하면서상호 모순이 되는 일이라는 문구가 저에게는 상당한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하나님께 상호 모순이 되는 테제가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그의 계속된 논리에 집중해 보았습니다루이스의 해석에 의하면 그것은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주신 자유의지를 인간이 자기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자행되는 오남용까지 어찌할 수 없다는 구체적인 해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이것이 바로 내재적 모순이라고 루이스는 본 것입니다당시 그의 논리와 해석을 저 또한 동의했기에 위험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이 의지적으로 전능성을 제한한 하나님의 영역으로 인지하고 저 또한 발제를 거기에 맞게 준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우리는 지난 주간의 일로 인하여 충격과 아픔과 슬픔과 그리고 분노의 감정까지 함께 공유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아내가 저에게 셀 사역을 나가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여보하나님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신 하나님이신 것을 인정하지만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만에 하나 세월호에 타고 있는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있을 터 왜 하나님은 그들에게 공평하지 않게 불행을 주셨다고 교우들이 항변하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요?”
아내의 이 말은 듣는 데 마치 하나님께서는 왜 나에게 이 고통을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1인칭의 갑갑한 대변으로 들렸습니다아주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볼 때 이 기막힌 고통을 하나님은 미리 아셨을 터인데 왜 이 일을 막지 않으셨냐는 억설이기도 한 것이지요그리고 아주 도전적인 사람들은 이 결론에 대하여 이렇게 하나님께 대들 수 있을 것입니다하나님은 진짜로 존재하시는 것이 맞는가만약에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그 하나님은 인간의 고통에 대하여 무관심을 하거나 아니면 그 고통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닌가그렇다면 그런 하나님을 믿을 수 없다고 말입니다이런 예민한 도전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그러기에 미천한 지식을 갖고 있는 저 또한 이 점에 대하여 명확한 해답을 줄 수 없는 것이기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하여 전술한 하나님을 향한 공격에 대하여 어쩔 수 없이 거장 루이스의 말을 의지해보고자 합니다하나님은 당신의 피조물들에게 위험성을 알고도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하나님은 분명히 그 자유의지의 오남용에 대하여 염려하셨을 것입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자유의지를 통해 당신의 피조물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셨습니다이 관계의 전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피조물인 인간에게 일방적인 순종 그리고 복종을 원하시거나 마치 리모트 컨트롤러로 움직이는 로봇 인간이 되기를 원하시지 않았다는 말을 전제합니다자유의지를 주신 하나님은 이런 종류의 위험을 아셨지만 자유의지에 관한한 당신의 전능하심을 스스로 제한하셨기에 어찌하실 수 없는 것입니다얼마 전공교롭게 이렇게 하나님 스스로가 당신의 제한하심을 아주 적절하게 해석한 글을 저는 윌리엄 폴 영이 쓴 소설오두막을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김영봉 목사의 책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를 읽다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윌리암 폴 영은 책에서 이런 비유를 하고 있습니다.
새는 때로는 어떤 목적을 위해 날아다니는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여 걸어 다닌다이처럼 천사와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부여하신 하나님은 스스로 전지하신 그리고 전능하신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셨다는 말이다.”
여론들은 일사분란하게 이번 세월호의 침몰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벌어진 인재라고들 말합니다저 또한 동의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그런데도 기독교에 대하여 냉소적이고 안티적인 적지 않은 사람들은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인간의 본질 안에서 꿈틀거리는 인간들의 자유의지의 오남용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이기에 전술했듯이 하나님도 어찌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지없이 이런 아픔을 주는 하나님이 무슨 하나님일 수 있는가 반문하며 창조자 되시는 하나님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며 하나님의 무능력을 비토할지 모릅니다그러면 한국교회는 또 그 하나님을 변호한다는 미명아래 이번 사고는 타락이 판을 치고 있는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의 서곡이라든지불교적 우상과 이단들이 판을 치고 있는 이 땅의 우상숭배를 척결하기 위한 하나님의 쓰나미 같은 저주라든지 등등의 해석과 표현으로 방어할 갓이 자명합니다그러나 차제에 저는 개인적으로 기독교가 혹시 공격당하는 일이 있다할지라도 제발 슬픔을 당한 이웃들에게 두 번의 비수를 꽂는 듯한 그런 상식 이하의 말들이 기독교계에서 회자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그리고 부탁하고 싶습니다하나님이 당하시는 억울함이 분명히 있습니다그래도 주님이 십자가상에서 하셨던 말씀처럼 그냥 그들의 말을 용서하고 보듬는 성숙한 한국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제발 부탁하건대 일전에 일부 기독교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쓰나미나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뒤의 쓰나미는 우상숭배를 하며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식의 공식으로 세월호 사건을 몰고 가는 일이 제발제발제발 없기를 기대해 봅니다.
바울은 선포했습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아우슈비추 수용소의 가스실에서 죽어가던 자가 바로 하나님이었다는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지금 진도 앞바다 속에 세월호에는 하나님이 계실 것을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