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살인적인 더위가 마음과 생각을 지치게 하는 나날입니다. 중복을 지나 말복을 향해 가는데 더위는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의 자락으로 들어선 것은 분명하기에 이 노도와 같은 폭염도 물러갈 때가 있을 것을 믿습니다. 지난 목요일, 오후 늦게 저녁 사역이 없는 여유로움에 교회 정원과 화분들 전체에 물을 주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10일에 한 번 꼴로 물을 주곤 했는데 이번에 여름행사 핑계로 조금 게으름을 폈습니다. 교회 주차장의 조경수들은 물론이거니와 교회 뒤 뜰 정원에 잔디와 나무들이 너무 슬퍼하는 것 같아 반바지 차림으로 작업에 나섰습니다. 약 1시간 동안 바싹 말라 있는 나무들과 꽃들 그리고 정원수들에게 흠뻑 물을 주었습니다. 먼지에 휩싸여 있고 폭염에 지칠 대로 지쳐 있는 놈들한테 나름 풍족할 만큼 물을 먹여 주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만족할 만큼 말입니다. 금요일, 오후에 교회 앞마당과 뒤뜰에 나가보았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저에게 놈들이 합창을 해 주었습니다. “주인님, 정말로 감사해요. 죽을 것 같았어요.” 말을 못하는 놈들이라고 너무 무관심했습니다. 얼마나 목이 말랐을까? 하는 마음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목이 마른 것은 인간만의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교회 예배당을 신축하고 교회 관리 집사가 없다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도사님과 아내가 부득불 교회의 이모저모를 돌보아야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교회 미를 극대화하는 화분 관리는 그냥 관리가 아니라 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화분들이 심한 몸살을 합니다. 최선을 다해 관리하는 것이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의 정원수와 화분들을 관리하면서 배우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최선의 돌봄이 죽어가는 것들을 살릴 수 있다는 교훈을 말입니다. 이제 8월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한 달 동안 아주 중요한 사역을 제외한 여러 사역들의 쉼을 가지려고 합니다. 특별히 저에게는 소그룹 사역을 잠정적으로 쉬는 아주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기에 이번의 쉼이 그냥 육체적인 느슨함으로 결과를 맺는 안타까운 시간들이 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도리어 이번 약 한 달간의 쉼을 통해 재충전의 물꼬를 트고 목마른 육체의 갈증들을 해소하는 쉼이라는 물을 많이 먹는 행복한 시간들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 새벽 예배 시간에 교우들과 이사야의 말씀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이사야 55장의 말씀이 뇌리에서 떠오릅니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이사야 5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