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향기 조화(造花)는 가짜 꽃입니다. 그러나 조화는 생화보다 훨씬 더 현란하고 유혹적입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같아 보이지만 그것은 가짜입니다. 조화가 생화보다 요란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치명적인 결점이 있습니다. 조화는 향기가 없습니다. 향기는 생명 있는 것들의 내밀한 자기표현이기 때문입니다. 향기는 생기 있게 움직이며 눈부신 생명력을 마음껏 구가하는 자들의 몫입니다. 그런데 향기는 자신이 정착할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거나 제한하지 않습니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향기이기를 중단하는 것은 향기의 본성과 거리가 멉니다. 이 말은 우리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향기여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마치 햇빛이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지 않고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누구에게는 향기이고 싶지 않은 유혹을 받습니다. 물론 나를 비난하는 사람에게 향기를 풍겨 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향나무는 자기를 쳐서 쓰러뜨리는 도끼날에도 향을 토해 낸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 어려움을 해내는 것이 또한 향기의 아름다움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만일 우리가 향나무처럼 우리를 치는 도끼날에조차 향을 뿌려, 그 흉기를 향기로 바꿀 수 있다면, 아, 그럴 수만 있다면 그 조그만 향기의 확산으로 이 세상은 얼마나 더 눈부시고 아름답겠습니까? 얼마나 더 향기롭겠습니까?
「향기로운 세상」/ 이승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