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가 두렵고 떨림 속에 지나갔다. ‘두렵고 떨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는 불행하다. 하지만 이런 격변의 시간 속에서 그래도 목사는 주군께서 허락하시는 울림과 천둥소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상반기 동안 전무했던 어려움을 만나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는 것은 목사가 저지르는 더 큰 직무유기임을 알기에 책 읽기에 치열했다. 년 초에 만난 자크 데리다는 여전히 나를 해체주의적인 관점에서의 삶의 관조를 포기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기석 목사는 여전히 나에게 ‘너 목사로 민감하게 살고 있는가?’를 물으며 실망시키지 않게 옥좼다. 쿤체의 시를 읽다가 한동안 무언가가 심하게 타격받은 느낌이라 코마 상태에 있었다. 토미 테니는 나하고는 약간의 신학적 거리두기와 차이가 있는 크리스천 프리랜서이지만 우연히 한 번 그의 글을 만나고 나니 옛날 필립 얀시가 나에게 ‘네가 복음주의를 알기나 해!’ 라고 그렇게 도전하게 했던 그래서 오기에 불붙였던 것같이 또 다른 묘한 충동을 주어 그의 책들을 몰아서 접했다. 그리고 결론, 내가 못 보는 부분에서 항복하게 했다. 설교를 준비하다가 민초들을 위한 목사로서의 말하기에 역부족을 느껴 신학교 시절 관심을 가졌던 조금은 진보적인 책들을 다시 펼쳐야 했다. 민영진 박사, 문익환 목사, 벨로, 홀슬리가 그 장본인들이다. 이신 박사의 글은 친구에게서 받은 선물이다. 흡족한 지성적 성찰을 하게 준 양서다. 참 깊이 공부한 슐리얼리즘 공부였다. 팀 켈러가 암 투병 중이다. 그가 이 땅에 더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켈러가 전 세계교회를 향하여 할 일이 아직도 너무 많기에 말이다. 그의 사자후가 중단되지 않기를 기대해 보며 그의 글을 계속 접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다. 그의 걸작이라고 평가된 ‘상실의 시대’를 늦깎이 읽고 나서 목사로 사는 나는 하루키 돌풍에 대해 할 말이 많아졌다. 하지만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 숨고르기 중이다. 2020년 상반기 독서의 압권은 류호준 교수의 글이다. 산둥수용소 이후, 나에게는 최고의 책이다. 지금도 그의 글을 떠올린다. 살아 있는 현재진행의 촌철살인이기에 말이다. “씹을 것이 없는 푸석푸석한 빵 쪼가리를 내놓고 이것이 여러분이 먹어야 하는 하늘의 떡이라고 외쳐대는 것은 종교 행상인들의 허위 광고요, 그들의 직무유기이기도 하다.” (류호준, “교회에게 하고픈 말”, 두란노, 2020,137.) 이 몽둥이에 맞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또 하반기가 시작됐다. 더 치열해야지 마음을 먹는데 한해 한해가 지날수록 체력과 순발력에서 많은 지난함을 느낀다. 그래서 주님의 긍휼을 구해 본다. 2020년 7월 3일 서재에서 이강덕 목사
1월 1) 자크 데리다, “거짓말의 역사”, 이숲 간, 2019년. 2) 자크 데리다, “용서”, 이숲 간, 2019년. 3) 크리스토퍼 휴어츠, “눈뜬 자들의 영성”, IVP 간, 2017년. 4) 박영욱, “데리다&들뢰즈: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 김영사, 2019년. 5) 테드 W. 제닝스, “데리다를 읽는다. 바울을 생각한다.” 그린비, 2018년. 6) 장 바니에, “희망의 공동체”, 두란노. 2000년. 7) 김기석, “거둠의 기도”, 두란노, 2019년 8) 에리어 쨍어, “원수 시편 이해, 복수의 하나님”, 대한기독교서회, 2014년. 2월 9) 강준민, “하나님이 응답하시는 기도의 응답”, 두란노, 2002년. 10) 김기석, “하나님의 숨을 기다리며”, 꽃자리, 2020년. 11) 아이든 토저, “이것이 성공이다.”, 규장, 2011년. 12) 라이너 쿤체, “나와 마주하는 시간”, 봄날의 책, 2019년. 13) 최현숙, “작별일기”, 후마니타스, 2019년 14) 슬라보예 지젝외, “충동의 몽타주”, 인간사랑, 2019년. 15) 김동환, “크리스천 학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25가지 문제”, 하임, 2019년. 3월 16) 김아라 편, “올 어바웃 해피니스”, 김영사, 2019년. 17) 톰 라이트, “모든 사람을 위한 고린도후서”, IVP, 2013년. 18) 목회와 신학 편, “고린도후서,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두란노아카데미, 2009년. 19) 조석민, “이해와 설교를 위한 고린도후서 주석”, 이레서원, 2016년. 20) 폴 바네트, “고린도후서 강해”, IVP,2018년. 21) 토미 테니, “간절한 매달림”, 규장, 2006년. 22) 김기석, “사랑의 레가토”, 꽃자리, 2020년. 4월 23) 문익환, “히브리 민중사”, 삼민사, 1991년. 24) 데이빗 플랫, “복음이 옳다.”, 두란노, 2020년. 25) 김기석, “깨어나라, 너 잠자는 자여”, 꽃자리, 2020년. 26) 모나, D 후커, “복음의 시작-도입부로 읽는 네 편의 복음서”, 비아, 2020년. 27) 팀 켈러, “팀 켈러의 예수, 예수”, 두란노, 2019년. 28) 김진호외 9인, “가장 많이 알고 있음에도 가장 숙고되지 못한 ‘십계’에 대한 인문학적인 고찰”, 글항아리, 2018년. 29) 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세종서적, 2004년. 30) F 벨로/A. 홀슬리 공저, “예수 시대의 민중운동”, 한국신학연구소, 1990년. 5월 31)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 두란노, 2019년. 32) F 벨로, A 홀슬리, “예수 시대의 민중 운동”, 한국신학연구소 편역, 1990년. 33) 김누리,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해냄, 2020년. 34) 류호준, “교회에게 하고픈 말”, 두란노, 2020년. 35) 리처드 로어, “보편적 그리스도”, 한국기독교연구소, 2020년. 36) 캐서린 켈러, “길 위의 신학”, 동연, 2020년 37) 보도 섀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북 21 을파소, 2002년. 38) 위기철, “아홉 살 인생”, 청년사, 2002년. 39) 이신, “들의 소리”, 동연, 2012년. 40) 이신, “슐리얼리즘과 신학”, 2011년.
6월 41) 콜린 S, 스미스, “성경을 여는 10가지 열쇠”, 생명의 말씀사, 2004년. 42) 존 맥아더, “무질서한 은사주의”, 부흥과 개혁사, 2008년. 43) 조니 램, “남김없이 내려놓음”, 바이탈북스, 2009년. 44)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문학사상, 2019년 45) 크레이크 힐, “하나님의 시간과 종말론”, 프리칭 아카데미, 2009년. 46) 토미 테니, “하나님의 관점”, 토기장이, 2006년. 47) 토미테니, “갈망하는 자의 기도”, 2003년 48)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교리와 장정”, 도서출판 나사렛, 2020년. 49)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70년 편찬위원회편,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70년사”, 도서출판 나사렛, 2019년.
50) 민영진, “한반도에서 읽는 구약성서”, 삼민사, 1991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