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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여보, 하얀 와이셔츠는 입지 마세요!”2024-06-04 17:52
작성자 Level 10
여보하얀 와이셔츠는 입지 마세요!”

 

주일 아침예배를 인도하러 나가기 위해 옷을 입을 때 아내가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습니다순간 직감했습니다최정희 집사가족에게서 오늘내일 연락이 올 것을 아내가 짐작하고 있었음을이런 예언의 능은 애석하고 슬프게도 빗나가지 않는다.ㅠㅠ 드디어(?) 하나님께서 너무나 사랑한 최 집사를 오늘 새벽 호출하셨습니다.

이제 벌써 6개월 즈음이 되어갑니다상태가 그런 데로 괜찮았던 시기에 병원 심방을 갔을 때최 집사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저는 목사님을 만나서 너무 좋고 행복했었어요.”

순간쿵했습니다차라리 여 집사가 나를 좋아한다는 고백 때문이었다면 그냥 구설수로 한 번 홍역을 치루면 끝나는 일일 텐데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아마도 그때부터 이미 최 집사는 본인의 죽음을 예상했던 것이었습니다최 집사의 말을 듣고 멋쩍게 싫은 소리를 했습니다.

집사님왜 과거 시제로 말해요건강해져서 지금이 더 좋아한다고 현재 시제로 말해야지.”

빙그레 웃는 최 집사 때문에 가슴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1년 전발병 사실을 알리고 기도부탁을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로 전심으로 그녀를 살리기 위해 중보 했는데하나님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목사질 30년을 한 사람이지만 무척이나 하나님이 원망스럽습니다내가 이러려고 목사가 된 게 아닌데.

위렌 위어스비 목사가 말했다고 하지요.

고난이란 변장하고 찾아오신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CS 루이스가 말했다지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쁨을 통해 속삭이고 양심을 통해 말씀 하시며 고통을 통해 소리친다고그래서 고통이란 귀머거리 세상을 일깨우는 그분의 메가폰이라고.”

너무 죄송하지만 지금은 그런 소리가 잘 안 들립니다.

상주를 만나서 장례일정을 상의하고 첫 번째 임종 예배를 드렸는데 벌써 숨이 막힐 것 같습니다흐르는 눈물 때문에 이 예배를 정말로 인도할 수 있을지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아내에게 이렇게 실없는 소리를 했습니다.

여보이번 장례는 할 수만 있다면 강사 초빙하고 싶다.”

하늘이 노랗습니다어떻게 장례를 담대하게 치루며 하나님 나라에 사랑하는 딸을 파송할지.

3년 전성경 통독 반에서 일독을 마친 최 집사에게 선물로 준 주인 잃은 성경책을 보며 또 울었습니다.

집사님연락 주시면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유효한 말이죠?”

 


강지숙 17-10-02 21:58
항상 밝으셨던 집사님.
언제나 환한 미소로 인사를 받아 주시던 집사님.
자신의 입장보다 타인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주셨던 집사님.
타인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시원케 해 주셨던 집사님.
예쁜 원피스를 잘 입으셨던 집사님.
처음 교회를 등록하시고 세례 받기전 그 감동을 인터뷰로 응해 주시며 신앙생활의 기쁨을 함께 나누어 주셨던 집사님.
쑥스럽고 멎쩍기는 하지만 자신이 받은 은혜를 시원시원 말씀해 주시던 집사님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분명 힘들고 외로웠을 아픔의 시간들 속에서도 지체들의 곁에서 화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늘 시원케 해 주셨던 집사님을 우리가 어떻게 잊을까요?
새벽기도의 자리에서 잠잠히 기도하시던 집사님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이번 장례에는 故 라는 이 한자가 너무나도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부르고 싶지도 않습니다.
집사님, 집사님은 그냥 우리들의 최정희 집사님이세요.
보고싶은 집사님.
목사님께서 오늘 위로예배에서 최정희 집사님을 우리들의 가슴에 심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집사님은 우리들 곁에서 여전히 함께 추억되는 최정희 집사님이세요.
집사님을 사랑하는 이들이 흘리는 아쉬움과 그리움의 눈물로 하나님의 품안에서 행복하세요.
최정희 집사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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