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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초가속2024-06-11 09:51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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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지은이 김대식,김동재,장덕진,주경철,함준호 공저
ㆍ출판사 동아시아
ㆍ작성일 2021-03-17 17:21:12

 

김대식외 4명 공저 “초-가속을 읽고” (동아시아 간, 2020)


“어떻게 보면 진짜 21세기가 2020년에 시작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1914년의 제 1차 세계대전, 1929년의 세계 대공황으로 20세기가 본격적으로 막을 연 것처럼, 21세기도 대-봉쇄(Great lockdown), 대-가속(Great acceleration)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겁니다.”(p,252)
김대식 교수가 제시한 이 화두를 저자들은 공히 인정했다. 가히 상상하지도 못했던 코로나 19라는 펜데믹은 본 책이 저술된 2020년 12월 현재, 약 150만 명의 사망자는 낳게 하는 공포의 괴물이 된 오늘도 현재진행형으로 가속 페달을 밟은 것처럼 지칠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기에 이런 문제제기도 가능하다 싶다. 코로나 19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연 우리들의 삶의 정황들이 어떻게 변화할까를 대한민국의 내놓으라는 뇌-과학, 경영학, 사회학, 역사학, 경제학에 관한 5명의 석학들이 5개월에 걸친 세미나와 토론의 결과물로 제시한 내용들을 접하면서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 교회는?
공저자 5명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한 결과물은 모든 분야가 ‘하이퍼-엑셀레이션’ 즉 ‘초-가속’의 페달을 밟은 것 같은 급속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진단이었다.
가령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장덕진은 펜데믹의 엄습은 네트워크를 떼어놓고 말할 수 없는 사회 병리적인 종합체이기에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바이러스 대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파를 차단하고 최대한으로 늦출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대책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p,33)
역사학자 주경철은 코로나 19로 인한 변화에 대하여 의미 있는 진단을 남긴다.
“현재 세계를 덮친 코로나는 이전 시기에 오랫동안 준비되었던 현상들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변화는 사실 갑자기 어디서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이전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던 게 확 진행되어 버린 겁니다. 그 가속이 엄청나게 빠르니까 갑작스러워 보이는 거지 변화라가보다는 도리어 가속화라고 볼 가능성이 더 큽니다. (p,59)
경제학자 함준호 박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5가지 위기를 제시했다.
감염을 차단하고 격리하는 조치로 인해 주는 경제 위기라는 상충성, 어느 것 하나도 코로나 19를 통해 야기될 위기를 분석할 분명한 테이터 베이스화가 쉽지 않다는 불확실성, 이전 역사에서 경험했던 펜데믹과는 달리 코로나 19는 대단히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어 진단이 쉽지 않다는 복합성, 코로나 19가 주는 타격의 필드가 너무 광범위한 총체적 영역이라는 광역성, 바이러스의 특성상 글로벌, 인적, 물적 교류의 허브, 경제 네트워크의 중심지일수록 더 위기에 치명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정밀타격성이 바로 그것이다.(pp,106-108.)
이렇게 쉽지 않은 코로나의 공격에 대하여 함 박사는 장기 경제 침체의 원인이 되는 금융위기의 고리 차단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과, 기술주도의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의 변화가 시급하며, 공급자 중심의 양적 경제라는 패러다임을 가지고는 100전 100패의 가능성이 있음으로 수요자 중심의 질적 경제로 판을 바꿀 것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동시에 4차 혁명의 가속화가 자명하기에 구조개혁을 서둘러 보다 유연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마지막으로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와 연대 회복 그리고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펜데믹으로 야기된 충격 흡수력과 복원력을 키워갈 것을 조언했다.   
경영학자 김동재 교수의 분석은 목사인 필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통찰을 주었다.
아무래도 경영이라는 기업 비즈니스 전문가이다 보니 경제학의 개론보다는 총론적인 포스트 코로나를 개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띠었다. 그는 여러 가지 기업 환경을 변화시킨 코로나 19의 출몰은 전통적인 리더십 구조가 아닌 경영학적인 리더십의 파격도 요구했다고 진단한다.
“팔로워들이 리더에 대해 호감을 가지는 요소를 보면 EQ 부류의 키워드가 압도적으로 약진하고 있다.” (p,195)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CEO들의 메시지를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목적’과 인간‘에 대한 것이다.” (p,200.)
카리스마틱 한 리더의 경영적인 마인드는 아마도 포스트코로나 이후에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는 그의 진단은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 리더십에 대한 과감한 포기가 요구될 것을 진단한 셈이다. 기실, 이런 리더십의 움직임은 코로나 19 이전부터 교회 공동체에서 대단히 진솔하게 토의, 연구되어왔던 테제다. 이런 면에서 교회가 관심을 갖고 있는 섬김의 리더십 방향성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향후 관심거리이기도 하다.
뇌-과학자의 지적은 눈을 번쩍 뜨게 한다.
“인간이 가진 아주 근본적인 알고리즘 중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주의라는 게 있습니다.” (p,264)
이 말은 원시시대로 말하면 부정적인 알고리즘이 아니었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대단히 부정적인 알고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김대식 박사는 정색한다. 왜? 인간의 본능 안에는 언제나 ‘나’와 ‘우리’의 손을 들어줄 그 무엇 즉 대부분 인종, 문화, 역사 같은 부족주의적인 본능이 잠재되어 있는데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세계화 시대의 허점들이 너무 많이 보여주었기에 도리어 부족주의(tribalism)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또 하나, 살 떨리게 하는 위험성은 기계학습으로 소비자에게 강화학습을 시키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입니다,”(p,272)
AI 라는 기술을 통해 ‘예측 가능성’이라는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어 인간의 선호도까지 예측하는 시대가 오늘이라는 뇌 과학자의 진단은 섬뜩하다. 즉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속은 소비자의 선호도를 자극, 조정할 수 있다는 진단인 셈이다. 왜 섬뜩할까? 로봇 된 인간의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은 이미 선언되었고, AI 에 의해서 마음대로 조정되고, 조작되는 인간은 과연 인간인가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뇌-과학자가 이 책의 말미에 적어 놓은 한 문장에서 포스트코로나가 가져올 초가속을 경험하게 할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미션이 보였다.
“펜데믹이 지금 현재진행형이라는 거. 이게 지금 우리가 끝의 시작인지 끝의 끝인지를 아무도 모르잖아요. 끝이 어디일지 모르니까 어려움이 있어요.” (p,289)
5명의 석학들이 내놓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결론적인 결과물은 ‘초가속’의 시대이므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분명 맞다. 유비무환이라고 했다. 그런데 진단은 했는데 끝을 모르는 게 바로 우리 인간이다. 만에 하나, 우리 인간이 그 끝의 정점을 예측하고, 설정할 수 있다면 호모-데우스의 시대 도래에 박수해야 한다. 그러나 박수를 칠 수 없다. 아마도 온전한 박수는 칠 수 없을지 모른다. 인간의 탐욕과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코로나 19라는 괴물들은 아마도 매우 다양하게 또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지금 보다 더 비극적인 펜데믹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인간이 선택해야 할 여백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너무 선명한 듯하다. 그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경탄한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때의 에덴을 회복시키고 회복하는 것이다. 

종말까지의 시간이 이제 100초 전이라는 기후 학자들의 경고를 신문을 통해 보았다. 주사위는 언제나 그런 것처럼 하나님 쪽에 있지 않고 인간 쪽에 있다. 시간이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