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담임목사와 함께 떠나는 제3차 독서 여행이 진행된다. 이 여행에 함께 참석하는 명예 권사님이 다른 지체에게 독서 여행 때 느끼고 싶은 로망 하나를 전했다. “나는 이번 여행 때 담임목사님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것을 듣는 게 로망입니다.” 기타를 손에서 놓은 지가 기십년이다. 교육전도사 시절, 학생들과 찬양해야 했기에 손에 들었던 기타였으니 지금은 코드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둔감해졌다. 권사님의 로망을 무시할 수 없고, 또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서재에 보관되어 있는 기타를 들었다. 너무 오랜 시간 치지 않았고, 전시용에 가까운 퇴물 같은 기타를 들고 튜닝을 해 보았더니 엉망 그 자체였다. 조심스럽게 다시 선 조율을 했다. 더불어 악보를 뽑아 연습을 시작했다. 한참 때, 너무 재미있어 기타를 안고 살았던 그 시절에는 왼손가락에 굳은살이 배어 있었지만, 다시 코드를 잡으려니 엷은 살에 통증이 느껴졌다. 코드를 옮기는 일도 수월하지 않았다. 이제 독서 여행 날짜가 불과 얼마 남지 않았기에, 조금은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어느 시간, 기타 연습을 하다가 피식 헛웃음을 웃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진지하지! 섬기는 교회 지체들이 교회 자존심으로 설정하고 사모하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담임목사와 함께 떠나는 독서 여행이다. 이번에 나눌 독서 테마는 『신 사사시대에 읽은 사사기 Ⅱ』다. 담임목사의 저서를 어떻게 읽고 성찰했는지 나 또한 사뭇 기대된다. 이번에는 교회 지체가 소유한 세컨하우스에서 독서반 야유회를 겸하여 진행하기에 성도의 교제 성격도 함께 띠는 여행이 될 것 같다. 그날은 생각지도 못한 임시 공휴일이라 나름의 여유도 있다. 꼭 책 읽기라는 미션만이 아니라, 제천 절경 중의 한 곳이라 할 수 있는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어서 함께 부대끼고 어울리는 독서 여행을 통해 천고마비의 계절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고 돌아오는 축제까지도 겸하게 될 것 같다. 참여하는 이들에게 행복한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날, 권사님의 로망에 부응하기 위해 오늘도 기타 선율에 맞추어 목을 높여 노래해 본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젊은 날,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별칭이 붙은 남성 듀엣 ‘해바라기’의 ‘사랑이여’라는 이 노래를 부르면 앙코르가 터져 나왔는데, 10월 1일에는 망신당하지 않기가 목표다. 아, 옛날이여! 교우가 원하는 로망인데 뭘 못하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