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만 열심히 내면 되지 뭐! 코로나 19로 인해 교회가 정상적인 사역을 하지 못한 지가 벌써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역사상 일례가 전혀 없었던 일을 경험하면서 목사인 나는 대단히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금요일(7월 10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교회에 대한 국가적인 요구 사항은 이제 거의 폭력에 가까운 정도로 비쳐질 정도로 위험스럽기 그지없을 정도로 우려스럽기까지 합니다. 백번을 양보하여, 가장 상식적인 지성을 갖고 국가적인 시책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려고 노력해 온 저 역시 국가가 교회에 요구하는 강제적 조치에 대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인내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교회에 대하여 편파적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6개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러지고 있는 교회의 본질을 다시 올곧게 세우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하여 사투 했습니다. 헌데 상황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악화 일로(一路)에 있어 국가적인 요구는 더욱 점입가경입니다. 지난 주간, 어떤 지인 동역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은 앞으로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어떤 면으로 보면 이 온라인예배는 너무 일에 지쳐 있는 목사들에게도 숨통을 트게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도 될 수 있다. 온라인 예배를 잘 활용하고 성도들은 교회가 어렵지 않게 헌금 잘 하게 도우면 선방하는 거야!” 순간, 뜨악했습니다. 아내가 이 이야기를 대화 삼아 참 의미 있는 말을 제게 해 주었습니다. “여보, 정말로 우리가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요.” 듣고 보니 이런 소름끼침이 있었습니다. 성도들은 “헌금 잊지 않고 꼬박꼬박하면서 성도의 역할 잘 하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지?” 라고 대드는 괴물 될까 무섭습니다. 이것보다 더 심각한 두려움과 소름이 끼치는 악몽은 “그래, 성도들이 헌금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물질생활 잘 하고 있으면 되지 뭐!” 라고 자위하며 무감각해지는 괴물 목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세인교회에 성도 중에 제게 이렇게 힐문하는 자가 혹시 있습니까? “목사님, 목사님들이 제일 좋아하는 헌금 잘 내고 있잖아요. 그러면 되잖아요.” 이런 망발을 하는 성도야 세인엔 없겠지만 혹 있다면 냉정하게 말합니다. 당신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니 예수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떼십시오. 세인교회의 존재 목적은 바리새인을 만드는 교회가 아니라 신실한 예수쟁이들이 함께 부대끼며 달려가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예배 외에 일체의 사역을 금하는 것을 선포한 지난주 금요일 국민일보 신문 맨 마지막 란에 익명의 사모가 이런 전면광고를 아프게 의뢰한 것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근래 헌혈자가 없어서 한 지역 교회를 섬기는 사모님이 우리 교회에 약 70여명의 헌혈 지원자가 있으니 교회 주차장에 헌혈차를 보내라고 요청했는데, 헌혈 수급을 맡은 본부에서 교회 주차장은 부담스러우니까 주민 센터를 빌려서 하자고 조건을 걸었다는 기막힌 현실의 광고를.” 사회가 교회를 괴물로 취급하는 오늘, 더 아프고 기막힌 것은 이것을 빙자하여 교회 안에 있는 신자들조차도 교회를 하나의 서비스 기관으로 낙점하는 참담함입니다.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세인교회는 유람선 교회가 아닙니다. 사탄의 불화살이 비처럼 쏟아지는 전쟁터에 있는 세인 교회는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의 그리스도 되심이라는 무기를 방패삼아 사탄과 치열하게 교전하는 군함 교회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전쟁의 한 복판에서 말씀의 검을 갖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군인이지 서비스센터의 지점장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저는 헌금 잘 내는 고객을 만들기 위해 목회하지 않습니다. 제 목회는 디모데후서 2:3절의 군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세인의 건투(健鬪)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