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를 그들에게 불러주게 될 줄이야! 난 성경을 읽으면서 정경으로 인정된 66권이 말하려는 핵심적 신앙의 가치가 미슈파트와 체다카의 이룸이라고 믿고 달려왔고 목회해 왔다. 그러기에 이 두 사상은 목회의 현장에서 내려올 때까지 내 사역의 중심적인 내용이고, 동시에 내 삶의 실천 강령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난 정치인들을 잘 믿지 않는다. 왜? 말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말은 무지하게 아픈 말이다. 지금의 정부도 그렇다. 그래도 내가 역대 대통령 중에 그래, 이 사람은 왠지 믿고 싶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여 처음으로 마음을 주었던 대통령이 고 노무현 대통령 한 사람뿐이기에 지금의 정부도 좋아서 선택했다기보다는 최악보다 차악이 조금은 낫겠다 싶어 선택한 정부고, 역으로 최선은 아니겠지만 차선은 되겠지 싶었기 때문에 택한 정치적 선택이었다. 내가 선택한 정부였기에 말이 안 되는 일이 있어도 속 태우며 감내했다. 결정적인 것은 그래도 미슈파트와 체다카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접근해 있는 정치적 집단이 작금의 정부가 되겠다 싶어 즉 차선은 되겠다 싶어 그들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제 이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유는 대단히 많지만 그렇게도 내가 목회자로서 추구한 미슈파트와 체다카에서 물 건너간 정황들을 이 정부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7월 10일 교회를 고위험 시설로 몰아 강화된 방역 지침을 강제화한 정책은 그 동안 이 정부가 행했던 정책 중에 가장 치명적인 패배를 자초한 자충수의 패착이다. 교회를 잘못 보아도 너무 잘못 보았다. 상대를 잘못 골랐다. 교회는 그렇게 무시당할 공동체가 아니고, 조롱당할 집단도 아니다. 아, 이렇게 말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나를 태극기 부대라고 공격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거기에 설 일은 없을 테니까. 이왕지사 말이 나왔으니까 조금 더 나아가자. 내가 생각하는 교회는 정부가 그렇게 밀어 붙이기를 할 정도로 비상식적인 집단이 아니라 지금의 정부가 입술로 천명했던 미슈파트와 체다카가 이루어지도록 더 많이 응원하고 지지했던 공동체다. 상대를 잘못 골랐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교회는 지금 이 나라의 소외된 계층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도록 희망의 아딧줄을 그들에게 내리고 있는 유일한 공동체다. 지금의 정부가 상대를 너무 얕잡아 보았다. 감사는 못할망정. 내가 생각하기에는 교회는 아무리 국가가 대립의 각을 세워 여론 몰이를 해서 반 기독교적인 집단의 공격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며 교회를 핍박하고 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만큼이라도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바로미터를 세워가며 무너지지 않도록 틀을 제공하는 유일한 공동체다. 응원은 못할망정 상대를 잘못 골랐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땅에 세워진 교회가 무너지는 순간, 극단적 세속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신세계가 도래하여 자유를 만끽하며 살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날이 오면 오웰이 등장시켰던 빅브라더가 이 땅을 비극적 랜덤의 현장으로 몰아갈 것이 분명하다. 대표적인 무신론 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마저도 그의 걸작인 ‘통섭’에서 ‘종교는 삶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품격 있는 성찰을 했건만 이 정부는 이 정도의 수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삼가 애도를 표하고 싶다. 유감스럽게도 종교적 아나키즘의 상태는 권력에도 최고의 절망임을 이 정부는 무지해서 모르는 것 같다. 교회를 너무 가볍게 여겼다. 상대를 잘못 골라도 너무 잘못 골랐다. 누가 뭐래도 교회는 이 땅의 마지막 소망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고, 삶을 이타적으로 만드는 유일한 보루다. 왜? 교회는 주군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기에. 지금까지의 말을 지방 소도시에서 목회하는 아주 자그마한 교회의 촌스러운 목사 하나가 떠드는 주절거림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만 이 정부에 경고한다. 촌스러운 목사 하나의 주절거림은 주절거림이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민심의 이반이라는 경고를. 내일 주일, 예배 시간에 찬송도 마음대로 부르지 못하게 하는 작금의 정부를 위로하며 나는 단 위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권력이 主가 아니라 예수께서 주님이심을 말이다. 그래서 그랬나보다. 레오 톨스토이가 이렇게 말한 이유가. “국가권력의 토대는 물리적 폭력이다.” 이 정부 나리들에게 아이러니하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했던 이 노래를 들려주게 될 줄이야 정말로 몰랐다.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교회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끝내 이길 것이다. 왜? 교회는 주님의 것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