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다시 리포트를 쓰는 학생이 되면서2024-04-17 18:22
작성자 Level 10

다시 리포트를 쓰는 학생이 되면서

 

내일부터 세 번에 걸쳐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소속 목사가 되기 위한 소위 말하는 교책과목’ 이수를 위한 수업을 받게 됩니다이순(耳順)의 나이에 어떤 코스워크를 이수한다는 것은 무거울 뿐 아니라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일입니다세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는 교단에서 내린 하명-下命(?)을 받았을 때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제일의 느낌은 사서 고생한다.’는 점이었습니다우리 교우들이 알다시피 부교역자 청빙에 관한 곤란함이라는 난제만 없었다면 자유롭게 목회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 독립교회 연합회에서의 목회 사역만큼 좋은 조건도 없을 것인데 해서 굳이 교단을 가입하여 이런 별로 유쾌하지 않은 과정을 담임목사가 이수해야 하는 사서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 길을 가고 있는 내가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간은 교단에서 부과된 리포트 작성을 마감하고 강의하는 교수들에게 제출해야 하는 D-DAY가 금요일이어서 조금은 분주하게 보냈습니다마땅히 가입하는 교단의 헌법과 교회사를 공부하는 것은 소속하려는 목사에게는 짊어져야 하는 부담입니다이제는 머리가 많이 굳어진 나이이다 보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또 성격적으로 구렁이가 담 넘어가는 듯한 식의 공부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에 나름 최선을 다해 준비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리포트를 준비하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첫째대학원에서 제 강의를 듣는 M-DIV 학생들이 준비해야하는 리포트가 그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겠구나 하는 동변상련의 공감을 느낀 것도 수확이었고 둘째정말로 이제는 머리에 무언가를 집어넣어야하는 시기가 지난 나이라는 실감을 체휼한 점입니다여기까지는 부담이지만그래도 반대의 긍정적인 면도 있었습니다이 나이에 무언가를 붙들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복이라는 반대편의 감사 말입니다.

책을 집필할 때의 형식이 아니라 학문적인 형식의 글을 써보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에 일이기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옛날 학위과정을 할 때만큼의 정교함이나 예리함의 수준은 아닐지라도 흉내라도 내려고 머리를 쓰려는 내 모습을 보며 분명히 사서 고생하는 일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아마도 뭔가 주어진 숙제(ASSIGNMENT REPORT)를 해나가는 것은 제 생의 마지막으로 갖는 기회가 아닌가 싶어 부담은 맞지만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8월 중순까지 세 번에 걸친 대면수업그리고 또 세 번에 걸친 리포트 제출이 적지 않은 부담인데 육순의 나이에 타의에 의해 공부하게 된 담임목사를 불쌍히 여겨중보해 주는 교우들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