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신앙계 5월호 '목회의 향기' 기고문2024-04-17 18:06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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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목사로 산다는 것은?

 

하나님은 심판하시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시는 중이다.”

 

코로나 19 사태를 바라보는 어느 한 신학자의 글을 읽다가 행복했습니다개인적으로 이 문장을 내가 사랑하는 한국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의 내용이라고 동의했기 때문입니다예컨대 전무했던 바이러스의 공습으로 인한 교회 공동체의 존재 자체를 건드리는 아슬아슬한 여론들의 폭력이 도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 된 지금현장 목사로 살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 한 마디의 문장이 적지 않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신학적 의미를 부여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근래 평범하지만 개 교회를 건강한 신학을 갖고 목회하는 대다수의 목사들은 교회 밖의 무차별적인 폭력적 공격에 기진맥진한 상태입니다더 아픈 것은 교회 안에 있는 불신자들이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여 찌르는 내부적 찌름입니다이런 이중의 공격을 지난 한 달 동안 거의 그로기 상태가 되도록 받으면서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것은 물론이거니와또 한편으로는 저들과 맞장을 붙어볼까 하는 감정적 소용돌이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했음도 사실입니다그러나 그런 격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마음을 추스르고 하나님께 더 민감하게 엎드리면 엎드릴수록 강하게 조명하신 하나님의 말씀하심과 역동하심은 섬기고 있는 교회 공동체의 영혼 한 사람한 사람에게 집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섬기는 교회는 코로나 19사태가 정점에 이르기 전부터 혹시나 모를 교우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일체의 사역을 온라인 시스템으로 바꾸었습니다더불어 교우들이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지 않아 텅 비어 있는 예배당이지만 주 간격으로 철저한 교회 방역을 실시했고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에 발맞추어 교회 밖의 교회(우리 교회는 셀 공동체를 지칭)에서 일체의 모임을 중지하도록 했으며교회 내의 소그룹 사역(섬기는 교회에서 진행하던 성경 공부와 양육의 전 사역)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시기까지 잠정적으로 휴강하도록 했습니다그렇게 약 2주 정도를 보내는 어간표면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필자에게 체휼되었습니다.

온라인 체계에 익숙하지 못한 성도들은 물론 온라인이라는 용어 자체가 무슨 의미인지 조차 모르는 인터넷 사각지대와 변방에 놓여 있는 성도들의 자괴감과 절망감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주일 예배란 한국교회에 속해 있는 정상적인 그리스도인들에게 곧 생명 같이 소중한 것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사정이 이러하기에 온라인 예배를 드린 3주는 언급한 섬기는 교회의 지체들에게는 생명 같이 여기는 예배를 졸지에 도둑 당한 셈이 되었습니다교회에서는 오프라인 예배에 나오지 말라는 추상같은 금지명령이 내렸으니 불순종할 수도 없고그렇다고 굳세어라 금순아의 도식으로 몇 몇 현장 예배를 드리는 타 교회에 나가는 것은 마치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은 불편함이 있고해서 교회에서 말하는 인터넷 온라인 예배를 드려보려니 전혀 접근 불가의 낯선 담 앞에 서 있는 느낌이고이런 등등의 고통이 사각지대에 있는 지체들에게 얼마나 엄청난 부담과 난처함으로 몰려 왔을까를 온라인 예배 실시 2주가 지나서 어리석게 깨닫게 되었습니다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정신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적으로 적극적인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목회 신학적으로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일이고반면 오프 라인 예배를 열어 그들을 제한적으로 수용하는 것 역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을 알기에 필자가 결심한 것이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예배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둘째찾아가는 목양을 한시적이라도 행하자는 것이었습니다전자를 위해 행한 일은 인터넷 접속이 불가한 지체들을 파악하여 부교역자들과 셀 리더들이 스피커폰 연결이 가능한 어르신들에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예배 시작 전에 직접 전화를 걸어 목소리라도 담임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한 것이었습니다동시에 온라인 예배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교회 주보와 설교 요약본을 주일 전에 미리 연락망을 통해 전달해 줌으로서예배의 현장감을 살리도록 했고더불어 예배 후기와 사진전을 열어 인터넷 예배의 동기 부여를 하려고 몸부림쳤습니다후자는 코로나 사태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체들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거리 두기 심방을 한 것과 동시에 연로하신 교회 어르신들의 각 가정을 방문하여 집 밖에서 거리를 두고 만나 중보 사역과 안부를 묻고 따뜻한 사랑을 전달하는 사역을 한 것입니다.

거의 한 달이 넘도록 얼굴과 얼굴로 대면하지 못했던 목사와 성도들은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코이노니아의 감동이 밀려왔고주체할 수 없는 은혜의 눈물도 흘렸습니다너무나 보고 싶었던 지체와 목사의 현장 만남은 1시간의 딱딱한 설교로는 절대로 공급할 수 없는 위로부터 쏟아지는 기름 부으심의 은혜를 맛보게 해 준 현장 부흥회였습니다.

너무나 당연했던 예배그래서 특별한 준비 없이 드렸던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목사와 성도가 동일하게 느끼는 근래(近來)입니다너무나 당연했던 성도의 교제가 얼마나 감사했던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지금(只今)입니다내 옆에서 같이 예배 공동체에 나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부대꼈던 지체가 얼마나 그립고 소중한 내 신앙의 동역자인지를 아주 강렬하게 인지하는 간증의 기회를 작금(昨今갖습니다설교를 들어주는 교우들이 있다는 것나를 위해서 말씀을 선포해 주는 목회자가 있다는 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엄청난 복이었는지를 절감하는 현재(現在)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레베카 솔닛의 명저, ‘이 폐허를 응시하라에서 만난 글이 오늘필자는 물론 독자들에게도 큰 공명이 되어 울립니다.

자연이 한 번 손을 대면 전 세계가 친구가 된다.”(레베카 솔닛, “이 폐허를 응시하라”, 펜타그램 간, 2012,p,439)

솔닛의 말대로 코로나 19의 재앙을 만난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이 재앙을 이기기 위해 친구가 되고 있는 한이 사태는 분명히 종식될 것입니다그러기에 지금은 위기이지만사람들은 또 이 위기를 헤쳐 나아갈 것이라고 필자는 믿습니다하지만 목사로 지금을 살아가면서 뭔가 분명히 배워야 하는 공부가 있어야 함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코로나의 위기가 만연한데도 진영논리가 치열한 이 시대유감스럽지만 교회마저도 이 논리의 양극에서 양보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2020년 5월의 어느 날이 땅에서 살아가는 목사는 주어진 단 한 명의 영혼그리고 맡겨주신 하나님의 교회를 성실하게 목회하는 것이 너무 중요한 일임을 다시 한 번 새김질해 봅니다내 사랑하는 한국교회에 하나님의 머무심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기를 중보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