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광속으로 달렸어요!
목사님, 석진 아빠가 공항에서 빛의 속도로 달렸어요!
화요일 학교 강의를 마치고 제천으로 내려오는 길에 둔탁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 김정희집사의 목소리였습니다. 내용인 즉은 식구 모두가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는 길인데 남편이 제주도 근해에서 낚시를 통해 잡은 부시리 그리고 삼치와 갈치를 잡았고 특히 부시리 회는 신선할 때 담임목사에게 주어야 한다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천까지 빛의 속도로 달렸다는 전언이었습니다. 집에 당도하자 이미 도착해 있는 부시리 회를 아내가 식탁에 내 놓았습니다. “하나님, 석진 아빠의 사랑으로 좋은 음식을 대합니다. 주님이 받으셔야 하는 것을 제가 부끄럽습니다. 아들의 영혼을 주님이 아름답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부시리 회 한 점을 입에 넣자마자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회가 입에서 녹는다.” 립 서비스가 아니라 회 맛이 정말로 일품이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고향이 인천이고, 진해에서 목회를 했던 사람이기에 회 맛 평가에 대하여 상당히 깐깐한 편입니다. 실없는 발언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그 날 아내는 제 말에 대해 빙그레 웃으며 “진짜 맛있나 보네요,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하고 댓 쳤습니다. 김 집사님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교회도 안 나가는 사람이 아내가 다니는 교회 담임목사에게 신선한 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항에서 무서운 속도로 제천까지 달리는 모습이 그렇게 보일 수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없으면 저렇게 까지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내심 남편이 너무 고마웠을 것이 분명합니다. 뒤돌아보면 석진 아빠는 매번 그랬던 것 갚습니다. 교회에 큰 행사가 있으면 축하 화환을 보내고, 또 언젠가는 민물낚시를 통해 얻은 매운탕거리를 보내고, 아내를 교회 예배당까지 가이딩 해 주고 하는 한편으로 보면 철저한 지지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저 또한 석진 아빠가 분명한 때에 하나님의 적극적이고 전인격적인 만지심을 경험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중보하고 있습니다. 부시리 회를 맛보다가 입에서 녹았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의 속내를 진짜로 내 보인다면 횟감의 신선함이 50%였고, 나머지 50%는 부족한 사람을 생각해 주는 그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양념이 아닐까 싶어 석진 아빠에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렇게 생뚱맞은 이상한 기도를 드려 보았습니다. “하나님, 먼저는 석진 아빠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해주시고, 부시리도 포기하지 않게 하옵소서!”
저는 언제나 너무 숨기는 것이 없어 탈입니다. 사랑하는 집사 부부 때문에 학교 강의로 피곤했던 심신이 완전히 풀려 감사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아내에게 갈치조림을 해달라고 떼 쓸 생각입니다. 제천세인교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최고의 교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