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fortable & Leave the town 아주 옛날, 신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트로트를 좋아했습니다. 이유? 나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러다가 김광석, 김현식씨와 같은 뮤지션들의 노래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이 부른 노래의 의미 있는 가사로 인해 종종 흥얼거렸는데 목사가 된 이후에도 김광석씨의 노래는 여전히 좋아해 이른 아침에 책을 읽기 전에 서재에서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을 할 때 LP로 감상하는 버릇은 여전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은혜 없는 목사라고 야단 맞을까봐 또 하나의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합니다. 찬송가입니다. 복음성가보다는 찬송가가 저는 훨씬 더 좋은 것을 보면 분명히 아날로그 목사인 게 분명합니다. 사정이 이러니 요즈음 젊은이들이 부르는 빠른 비트의 음악이나 랩이라는 장르의 음악이 나오면 끄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음악이 생겼습니다. 첫째는 ‘Dive official’ 이고, 둘째는 ‘comfortable & leave the town’입니다. 전자는 현우의 첫 번째 싱글 앨범이고, 후자는 두 번째 앨범입니다. 현우가 부르는 이 노래를 너 댓 번 들었습니다. 그것도 집중 또 집중해서. 가사를 문장으로 읽어보았기에 이 두 곡에서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는데 문제는 아무리 들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비극입니다. 아,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노래가 나빠서가 아니라는. 저에게 비트가 강하거나 속도가 빠른 노래는 아무리 들어도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난 주, 설교 전에 함께 부르는 찬양을 선곡했다가 아내와 반주자에게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목사님, 2부 예배 때는 찬양을 바꾸시는 게 어떨까요?” ‘무엇이 변치 않아’라는 감성적인 찬양을 선곡했는데 플랫이 많은 곡이라 음정과 박자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 1부 예배 때 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해서 급조해서 2부 예배 때 부른 찬양이 소향 자매가 부른 ‘마라나타’였습니다. 부르면서 진짜 ‘마라나타’의 절박한 마음이 저에게 스며들었던 웃픈 소회가 지난 주일의 일입니다. 플랫이 많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버거운데 현우가 부른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서 듣는다는 것은 저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그래서 마음먹은 것이 있습니다. “듣기는 듣되 이해하려고 덤비지 말자.” 요즈음에 제 기도에 담겨 있는 내용 하나를 들추어내 공개합니다. “하나님, 현우가 방탄소년단처럼 되게 해주십시오!” 미안합니다. 요즈음 아이돌 가수 중에 아는 이름이 이 이름 하나 뿐이기 때문입니다. 현우를 위해서라면 어떤 면에서는 이것보다 더한 기도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담임목사의 절절한 마음입니다. 촌티가 줄줄 흐르는 목사인 저에게 안 들리면 어떻습니까? 세련된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면 되지. 현우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보컬이 되기를 기도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이 많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렇지만 진짜로 현우를 위해 더 영으로 기도하는 내용은 이것입니다, “하나님, 현우가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뮤지션으로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현우에게 하나님이 살아서 역사하시는 표적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사족 하나, 근데 저는 현우 노래보다 김광석 노래가 더 들리니 어쩌죠?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