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첫 사랑2024-04-17 17:26
작성자 Level 10

고등학교 시절첫 사랑의 추억이 있습니다고등부 1년 후배였던 아이였습니다고등부 실에서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치던 아이를 처음으로 보면서 사랑에 빠졌습니다이후 온통 그 아이의 생각으로 사랑앓이를 시작했습니다하루의 모든 시간이 그 아이 때문에 존재하는 것 같았고앉으나 서나 그 아이가 저를 점령했던 그 시절이 저에게는 분명히 있었습니다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한 편으로 촌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간직하고 싶은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첫사랑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설레는 노래이고시입니다그래서 첫 사랑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지난 화요일대학원 종강을 하는 날너무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을 본 아내가 걱정이 된다고 학교까지 동행해 주었습니다평소 운전을 싫어하는 저이기에 아내가 저 혼자 보내놓고 나면 안심이 안 된다고 길을 나선 것입니다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제천에 내렸던 눈을 걱정하며 조심조심 운전해 도착을 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을 하면서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주차장에 수북이 쌓여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눈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몇 달 전소천 한 권영옥 집사 외에는 딱히 평일에 교회 주차장에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낸 지체들이 많지 않았던 터라 눈을 치운 지체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화요일 저녁에 교회 주차장 눈을 치우며 수고한 주인공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지레짐작한 지체라고 생각을 했지만 마침 확인을 하고나니 더 더욱 그 지체에게 감동이 되었습니다아주 공교롭게 그 지체의 눈치우기 이후 여러 지체들이 눈치우기에 관심을 갖는 신기한 일도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주차장에 눈 치우는 것이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이냐고 치부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교회봉사마저도 머리를 굴리며 소위 말하는 낄끼빠빠’ (낄 데 끼고 빠질 데 빠지기)가 대세가 된 작금이기에 담임목사에게 그 지체는 너무 큰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동역자로 서주었습니다지금 그 지체는 첫사랑의 뜨거움이 있습니다하나님의 교회에서 만나고 경험하는 여러 일들에서 마치 첫사랑의 그 감정을 느끼고 있는 지체이기에 아마도 교회를 향한 봉사마저도 자원하는 마음의 뜨거움을 갖고 기쁘게 감당해 주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바울이 사역했던 일체의 교회들 중에 유독이 큰 사랑을 베풀어준 교회공동체를 호명하며 다른 여타 교회도 본받을 것을 간접적으로 압박했던 주인공 교회가 있었습니다빌립보교회였습니다작은 교회였지만 바울이 원하는 방향성을 갖고 흔들리지 않으며 경주해준 빌립보교회바울의 선교 사역을 위해 한 번 정한 물질적 지원을 중단하지 않고 지원했던 빌립보 교회였기에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표했습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 1:8)

목회를 하면서 참 많은 사람들이 시작이 뜨거웠던 것을 목격하였습니다허나 몇 날이 못 가 그 뜨거움이 싸늘한 재로 변한 자들을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그러기에 부족한 종이 그를 위해 이렇게 기도하는 것은 너무 마땅합니다.

주님첫사랑의 감격에 빠진 지체가 그 사랑변하지 않고 이어지게 하옵소서!”

이제 이순(耳順)의 나이를 낼 모레 앞두고 있는 저이지만 아주 가끔○○ 이는 잘 지낼까하고 첫사랑을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ㅎㅎ첫사랑이 참 풋풋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