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2018년 성탄절 자락에서2024-04-17 17:27
작성자 Level 10

2018년 성탄절 자락에서 


제천에서 성탄의 절기를 보내는 것이 금년 들어 열넷째 해를 맞이했습니다. 14년 전, 40대 중반의 한 참 나이에 제천에서 맞이한 성탄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아득한 옛날의 이야기처럼 저에게 남아 있습니다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예수께서 성탄의 주인이셨습니다허나 14년이 지난 2018년의 성탄의 자락에 예수의 자국을 만나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방송국에서 내보내는 성탄 특집과 관련한 콘텐츠들이 아기 예수와는 별로 관련이 없는 범신론적인 내용들로 넘쳐 나고 있습니다설상가상으로 성탄의 계절임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전령과도 같은 거리에서 울려나오는 그 흔한 크리스마스 캐럴마저도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입니다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아니면 말구유의 강보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께 선물을 드리기 위해 경배하는 동방박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성탄절 카드로 안부를 묻는 것을 대신해서 SNS를 수단으로 안부를 전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새벽송은 사람들에게 소음이라는 이유 때문에 폐지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지역에 세워진 교회들은 프로그램 성탄절을 보내기에 급급합니다해서 아기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그 감동의 스토리 대신에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습니다교회가 교회로서의 위상을 지켜 나아가는 이유는 성탄의 절기에 잃어버린 예수를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탄의 참된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아마도 페루가 낳은 위대한 시인 세사르 바예흐가 같은 이야기에서 소개한 한 구절의 시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아주 아픈 날

성탄절은 곧 주군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속의 제물이 되겠다고 결단한 날입니다동시에 그것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아픔이 시작된 날입니다그러기에 적어도 성탄은 신이 아픈 날’ 이라고 적시한 세사르 바예흐의 시어가 적확합니다예수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들입니까신의 아픔을 느끼고 동참하고 사유하는 자들입니다바로 이들이 예수님의 사람들입니다그러므로 성탄은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기념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됩니다예수께서 결단하신 대속의 그 아픔에 나 또한 젖어드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적어도 당신과 라는 세인의 지체들만큼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