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한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초짜배기들이라면 다 그런 것처럼 저 또한 첫 번째 강의를 하는 사람이라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은 마음으로 나름 최선을 다한 강의 준비와 선생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올곧게 하며 두 달을 달려왔습니다. 강의를 하며 느낀 감동 중에 가장 큰 것이라면 학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노고와 분투일 것입니다. 야간 대학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직장생활과 함께 병행해야하는 학생들, 몇 몇 보이는 만학도(晩學徒)들이 보입니다. 더불어 교단 신학교가 아닌 에큐메니컬 한 신학교이다 보니 졸업 후의 진로가 교단신학교에 비해 한정되어 있다는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다하여 선지동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적어도 한편으로는 목회의 선배로서, 또 한편으로는 선생으로서 진정성이 있는 가르침과 영적인 조언들을 통해 조금이라도 저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약간은 흥분된 마음으로 60여일을 뛰었던 것 같습니다. 두 달여 학교 사역의 강의를 뒤돌아보면 제가 가지고 있는 목회 철학이나, 신학적 성향이 맞지 않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같이 품을 수 있는 신학의 로드맵을 그려준다는 느낌으로 꽤 신선하게(?) 하게 학문적 스펙트럼에 동의하고 받아주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해서 아직 한 달 여 남은 강의 기간이 있어 판단을 내리기는 조금은 성급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름 기대하는 분모는 전자의 학생들은 신학의 보폭을 넓혀주는 계기로, 후자의 학생들은 조금은 더 진보된 학문의 발전으로 성장해 정글 같은 목회현장에 나와 사역할 때 좌고우면 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역자들로 서 주기를 기대해 보는 긍정의 효과입니다. 중간고사를 대체하는 북-리뷰 보고서를 읽으면서, 4주차부터 진행하고 있는 그룹 세미나 발표를 통해서, 학기말 고사를 대체할 아직 최종 발제물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선생의 눈에는 벌써 A⁺ 에 해당하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학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교과에 대한 정확한 의도, 교수가 원하는 목회 리더십으로 조각되어가고 학생들이 있습니다, 학문에 임하는 학생으로서의 자세 등등이 월등해 보이는 학생들도 보입니다. 이대로 강의가 지속된다면 아마도 그 제자들에게 좋은 성적 사정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미리 짐작해 봅니다. 그러나 두 달 남짓 감당한 강의를 통해 선생으로서 갖는 마음은 지금 부족한 사람의 클래스에 들어와 하나님의 사역자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76명의 모든 학생들 전부에게 A⁺를 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정도로 학생들 전부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냥 바로 오늘 지금의 기가 막힌 영적 흑암과 은혜의 침잠 시대에 하나님의 사역자로 서기로 결단하고 분투하며 공부하고 있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M-div 6차생들 모두는 A⁺를 받기에 충분한 동역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시골에 있는 선생이 화살기도 해 봅니다. 성공회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교수했던 권진관 교수가 갈파한 말이 제 뇌에 녹아 있어 기억에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이란 닫힌 세계(기계론적인 세계)를 거부하고 열린 세계 즉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하는 유기체적인 세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신학이란 무엇인가?, 동연 간, p,106.) 부족한 사람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기가 끝나고 나면 이렇게 신학적 보폭이 넓어지는 성장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