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기도하고 드세요.2024-04-17 15:38
작성자 Level 10

기도하고 드세요.

 

도서 출판 새물결플러스 대표인 김요한 목사가 쓴 상식이 통하는 목사’ 에 보면 먹사라는 오명이라는 제하의 칼럼이 등장합니다그는 특히 먹사’ 라는 단어에 대하여 매우 치욕적인 별명이라고 가슴 아파하며 이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몇 가지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급 호텔에서 음식 먹기 피하기미식으로 유명세를 탄 곳에 일부러 찾아가는 것 절제하기고급 음식을 성도들이 대접할 때 정중하게 사양하기” 등등이었습니다그의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면이 있음을 인정했습니다아니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목사들이 먹사’ 라는 오명을 쓰게 된 이유 중에 자업자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구석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김 목사의 글은 보편타당함으로 긍정받기에는 허점 많이 보입니다조금 심하게 역설한다면 그의 글은 상당수 많은 목회자에게 도리어 대못을 박는 내용이 담보되어 있어 유감스럽기까지 합니다.

어깃장이 아닙니다이 땅에는 김 목사가 지적한 대로 먹사’ 로 비난받아야 할 목사보다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것은 물론 끼니를 거르는 가슴 아픈 목회자들이 태반이기에 말입니다해서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목회의 마음이 하루에 12번씩 스멀대고 올라오지만그 삭막한 현장에서 단 한 가지 예수께 받은바 사명 곧 구원의 은혜라는 복음에 빚진 자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그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존경 받아야 할 목회자가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농촌 목회를 하던 단독목회 시절 자급 7만원으로 생활을 해야 했기에 까마귀가 날라준 떡과 고기를 먹고 간신히 목숨을 유지했던 엘리야처럼 섬기던 교회의 노 집사님이 퍼 날라주시던 아침 끼니 고봉밥의 사랑으로 끼니를 이으면서 그 사랑에 감격해 눈물지으며 목회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아마도 대다수의 동역자들은 현장에서 이런 눈물이 담보된 성도들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자들이 부지기수이기에 먹사’ 라는 타이틀이 본인도 모르게 억울하게 붙어진 것에 대하여 더 큰 자괴감과 분노를 느낄 것입니다.

지난 주일예배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더니 아내가 말을 툭 던졌습니다.

아무개 지체가 야쿠르트를 신청했데요그래도 그 지체가 당신 건강을 꾸준히 챙기네요특별히 기도하면서 드세요.”

아내의 말을 듣고 보니 지난 14년 동안지체가 정말로 꾸준히 부족한 사람의 건강을 위해 사랑을 전해주고 있음이 떠올라 말할 수 없는 감사가 밀려왔습니다. ‘먹사’ 로 목사를 몰아붙이는 작금인데 그래서 어느 경우에는 왠지 죄인 된 모습으로 움츠릴 수밖에 없는 시대인데 성도의 작으면서 큰 사랑에 못내 눈시울이 충혈된 것은 저 역시 어쩔 수 없는 속물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성도들이 대접하는 것은 꿈도 꾸지 않는데서울에서 목회하고대학에서 후진들을 양성하는 친한 친구들이 여름휴가 때 찾아와 시골에서 목회하는 동기 목사 위로한다고 소고기 요리 잘하는 집 소개하라는 말에 그곳이 어디인지 몰라 치도곤을 당해도 그것이 부끄럽지 않았는데이제는 도리어 교우들이 뭔가를 접대하면 부담스러워하는 지경까지 이른 삭막함의 목양터가 되어 갑갑하기에 그지없지만 왠지 야쿠르트 사랑은 감사로 다가오니 아이러니합니다두렵고 떨리지만 또 한 명의 먹사로 치부되는 한이 있더라도 아침에 야쿠르트를 꺼낼 때마다 이렇게 기도해봅니다.

하나님야쿠르트 사랑에 눈물 흘리는 목사로 계속 살게 해주십시오지체를 강복하시고.”

조만간 그 지체에게 역시 사랑이 담긴 따뜻한 저녁 식사 한 번 대접하렵니다그 지체는 저녁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직장에 다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