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이성과 감성2024-04-17 15:36
작성자 Level 10

이성과 감성 


몇 주 동안국민의 당으로 인하여 나라가 요동쳤던 것 같습니다헌법 재판소장과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이 그들에 의해 부결되고 가결되었기 때문입니다헌법재판소장 임명 동의안이 부결되었을 때는 야당에 의해 극찬을대법원장 임명 동의안이 가결되었을 때는 여당으로부터 극찬을 받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기에 몇 주 동안 국민의 당은 소위 말하는 캐스팅 보트의 역할과 위상을 여실히 보여줌으로서 원내 제 3당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 사실입니다국회 본의회의 표결에서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이 가결되자 그 당의 원대 대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성의 감성을 이긴 결과입니다.”

원래 정치라는 구조가 말장난의 수레를 이끄는 집단이라는 것을 되새기지 않아도 제 3당의 대표는 참 그럴듯한 화법으로 자기가 속해 있는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를 에둘러 표현하면서 이번 당의 결정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것이라는 치켜세웠습니다저는 오늘 목양터 이야기 마당의 지면을 빌려 정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제 3당의 원내 대표가 했단 말에 대한 사족을 나누어보려고 할 뿐입니다.

원래 신학에서 이성과 감성은 뜨거운 논쟁의 화두거리로 오래 전부터 설왕설래했습니다보수적 신학의 틀을 갖고 있는 부류들은 당연히 감성을 이성보다 더 중요히 여기는 종교성이라고 인정해온 반면진보적 신학의 패러다임은 그 반대의 성향이 더 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문제는 이 논쟁의 터울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데에 있습니다해서 어느 한쪽이든 이 인간의 성향을 종교적으로 대입함에 있어서 조금도 양보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몰트만의 희망의 신학을 접했습니다그가 했던 갈파 중에 벌써 오래된 공부였지만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이유는 간단합니다동의했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불확실한 생각(Meinen)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기독교 신앙은 맹목적 신뢰가 아니라열린 눈을 가지고 보는 신앙이다.”(몰트만,“신학의 방법과 형식”,p,61.)

지난 한 주간장로교단의 총회들이 진행되었고 끝이 났습니다한국 개신교회의 장자교단이라는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그들의 총회 결과를 두고 갑론을박의 평가가 치열함을 봅니다동성애 문제성직자의 세금 납부에 대한 공방여성 목사 안수의 제문제(諸問題), 교회 세습에 대한 치열한 찬반논란목회자의 윤리적 문제이단사상에 대한 정의 등등의 논박들을 보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어느 편에 속해 있는가라는 치졸한 이분법적인 분리가 아니라 도리어 아직도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가 너무 감성적인 편협함에 얽매여 안이한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고 보는 것이 더 솔직한 소회입니다이성을 소외시한 감성감성을 배제한 이성이 건강한가를 묻는다면 난 단언해서 그렇지 않음을 피력합니다도리어 이성의 건조함을 감성이 보충하고감성의 맹목성을 이성이 메워주는 합력함이 건강한 신앙의 기조를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임을 믿기에 이번 큰 교단들이 지향하고자 했던 여러 부분의 결정들이 감성적 안이함의 결과라 고 보는 저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표현이 저의 토로입니다.

아내가 요가를 해서 바닥이 난 체력을 많이 회복했습니다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만에 하나 이번 총회에서 요가는 힌두교도를 만드는 위험한 이단 요소가 있음으로 신자들은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린 교단의 목사가 아닌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정치든 교회든 이런 슬로건들이 내걸릴 날이 정녕 오지는 않을까요?

이성과 감성이 협치를 이룬 쾌거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온전하고 전인격적 건강함이 찾아온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데 내 사랑하는 조국교회는 아직은 이 쾌거를 이루기에는 요원합니다별로 시간이 없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