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서평] 꽃들은 어둠 속에서도 자란다.2024-04-11 11:07
작성자 Level 10

꽃들은 어둠속에도 자란다.” 


나는 개인적으로 레베카 솔닛을 참 좋아한다그래서 작년에 출간한 서평집에서도 그녀의 역작인 이 폐허를 응시하라’ (펜타그램 간, 2012)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이유 말고도 나와 동갑이고 동시에 성향이 비슷한 점이 참 많기 때문이다특히 그녀의 진보적 트렌드가 매우 매력적이다금년 초, ‘멀고도 가까운’(반비 간, 2016)을 읽으면서 그녀의 끈질긴 인연인 어머니와의 질곡을 통해 본 감동적인 에세이 작품을 만나 저자와의 진솔한 데이트를 즐기는 호사를 누렸는데, 2017년 이 땅에 싸늘하게 죽었던 민주주의의 불씨가 다시 광주에서부터 살아난 5,18 밤에 그녀의 또 다른 의미 있는 작품 어둠 속의 희망’(창비 간, 2006)을 늦깎이로 완독하면서 내가 지금 생각하고 걸어가고 있는 나만의 색깔이 천박하지 않고당당할 수 있는 길임을 다시금 재확인한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

권력이 쓴 역사는 우리기 졌다고 가르쳤다그러나 우리는 권력이 가르쳐 준 것을 믿지 않았다저들이 순응하고 백치가 되리고 가르쳤을 때 우리는 수업에 빠졌다우리는 근대성 수업에 낙제를 했다반면 우리는 상상력과 창조성과 미래로써 하나가 되었다과거 속에서 우리는 패배를 만났을 뿐만 아니라 정의에 대한 욕구와 더 나아지리라는 꿈도 찾았다우리는 거대 자본의 낚시 바늘에 매달린 회의주의를 버렸고믿을 수 있다는 것을믿는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우리들 자신을모두들 건강하시기를그리고 꽃들도 희망과 마찬가지로 수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pp,174-175)

솔닛의 이 글을 읽다가 그녀가 11년 전에 기록했던 이 글말이 지난 가을부터 겨울 동안에 일어났던 백치로 머물러 있기를 바랐던 자들의 폭력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가 오늘 5.18일에 우리 땅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주의의 감격을 목도해서 그런지 더 더욱 감동으로 스며옴 때문에 눈물겹도록 아름다웠다.

솔닛은 이렇게 이 글을 마치면서 사족을 남겼다.

꽃들은 어둠속에도 자란다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말했다숲에서들판에서그리고 곡식이 자라나는 밤에” (위의 책 같은 페이지)

밤에도 꽃들은 시들어 있지 않고 핀다저자는 이렇게 갈파했다.

투항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영혼마저 포기하는 것이다.”(p,174)

영혼을 포기하는 것만큼은 포기하지 않으리라나 또한 다짐해 본다.

내 곁에 좋은 선생님들이 너무 많아 행복하고 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