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아팠지만2024-04-11 10:49
작성자 Level 10

이제 나이 육십을 바라보는 서서히 저물고 있는 목사라서 그런지 조국교회를 생각하면 할수록 후배들이 만나야 하는 조국교회의 미래 때문에 더 마음이 아릴 때가 있습니다지난 대학 정시 모집 현황 중에 신학대학의 신학과 정원 모집에 대한 분석 자료가 보도되었는데 상당수의 학교들이 정원 미달 사태를 맞았다는 보도는 곧바로 한국교회의 현실이자 자화상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자료들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제 아들을 비롯한 후배 목회자들을 생각하면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한국교회를 이 지경을 만들어 놓은 사람 중의 한 명이 바로 나라는 자책감 때문입니다. 


개척해서 작은 교회를 목회하는 목회자입니다시대적 아픔과 신앙생활의 기초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 사사기와 로마서를 강해 해 나가는데 주어진 과정 속에 열심 하지 않는 결과가 결국 성경을 해석의 어려움을 통해 밑천 없음을 드러냅니다여러 강해집을 살피면서도 주제넘게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 속에 우연찮게 접하게 된 목사님의 기사로 세인홈피를 방문하게 되었고 목사님의 설교를 접하면서 성경을 접근해 가시는 시각이 기존 강해와는 차별된 느낌과 제 맘에 부딪치는 것이 있어 많은 도전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주간남녘에서 목회하는 이름을 전혀 알지 못했던 젊은 목사에게 받은 메일에 있는 내용의 한 부분입니다후배는 이런 아픔을 토로한 끝에 부족한 사람에게 로마서와 사도행전 강해 등등의 자료들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조심스러운 표현으로 정중한 예의를 갖추고 강해 자료를 요청해 왔습니다.

글을 읽고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메일까지 보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마음이 아렸지만 후배 목사에게 유감스럽게도 저 역시 정중하게 거절하는 글을 보냈습니다그 이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첫째는 제 글이 그렇게 누군가에게 인용될 만한 영향력이 있는 글이 아님에 대한 진정성 때문이었고또 하나는 종의 글이 앞으로 오프라인 상으로 책으로 출간 될 예정이기에 출판 이전 먼저 외부로 유출되어서는 안 되는 극히 상업적이 이유 때문임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유는 형식의 이유였고 진심으로 제가 거절한 진짜 이유는 후배에게 설교는 스스로의 땀 흘리는 수고와 공부를 통해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그렇게 만들어진 귀한 설교 내용의 엑기스에 본인의 영성이 담보된 향기와 엎드림이라는 진국이 같이 어울러 질 때 진정한 살아 있는 말씀이 된다는 것을 익명의 후배에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야속한 거절 같아 부족한 사람의 글을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우리 교회 홈페이지 설교 동영상 콘텐츠에 링크되어 있는 설교 원고를 스크랩하는 수고를 하되 반드시 출처를 밝혀줄 것을 당부했습니다제가 이렇게 세밀하게 당부한 이유는 저에게 메일을 보낸 남녘에서 사역하는 그 후배 목사의 마음에 누군가들처럼 설교를 도둑질하고 표절을 하겠다는 비윤리적인 태도가 아니라 섬기고 있는 교회의 지체들에게 정말로 좋은 꼴을 먹이겠다는 그런 열정과 영적인 자세가 담보되어 있다는 것을 보낸 메일을 읽으면서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 후배 목사가 정말로 고마웠습니다섬기는 교회의 지체들을 위해 적어도 상투적인 언어가 아니라 영적 몸부림을 치며 좋은 꼴을 먹이겠다는 젊은 목사의 그 순수함이 저를 감동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거절해야 하는 이유로 아팠지만 목양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익명의 후배 목사는 저에게 조국교회로 인해 심히 아파하는 저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희망처럼 다가와 행복했습니다이런 후배가 있는 한 한국교회는 무너지지 않을 것을 믿기에 말입니다후배의 목회 현장이 승리하기를 간절히 중보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