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님, 연주에 많은 관객들이 뜨거운 갈채를 보냈습니다. 감사의 인사말 하나 전해 주시지요?”
그러자 이 형제가 관객들을 향하여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한 마디를 했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박수에 감사하고 기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더 큰 감사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저는 앞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의 사물이, 부모님들이, 사람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큰 희망이 있습니다. 제가 눈을 뜨는 그날, 제일 먼저 제가 볼 처음의 존재가 예수님이시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저에게 보내주신 박수의 기쁨으로도 전혀 비교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지난주에, 우리 교회에서 제천 밀알 선교단에 속해 있는 장애우들을 섬겼습니다. 그들을 보는 데 참 미안하고 죄송했습니다. 그들에게 계속하던 선교를 금년부터 중단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했지요. 그들을 참 오랜만에 교회에 초청해서 섬기는 데 고개를 들 수 없는 죄송함이 밀려왔습니다. 예배 전, 그들에게 너무 오랜만에 모시게 됨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을 전하자, 한 자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저희들을 찾아주는 교회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저희들을 이렇게 잊지 않고 불러주셔서 저희들이 너무 감사해요.”
이렇게 마음을 열어준 자매가 이윽고 한 마디를 더 했습니다.
“목사님, 저희들은 정말로 외로워요. 자주 불러 주세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섬긴다고 부른 장애우들을 위한 대외 섬김의 사역에서 도리어 너무 귀한 교훈을 그들에게 얻었습니다. 교회들마다 너무 다른 일에 바쁜 것 같습니다. 정말로 해야 할 일에는 둔감해 진 교회의 본말전도를 봅니다. 세인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일인데 집중하지 못한 것 같아 송구함이 밀려왔습니다. 장애우들을 섬기는 날, 산상수훈의 벼락같은 주님의 음성이 저를 죽비처럼 때렸습니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마태복음 5:46-47)
호된 매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함께 해야 할 일들에 소홀하지 않는 교회가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교회는 타인을 위해 존재할 때만 교회이다.”
본회퍼 목사가 전해 준 값비싼 복음을 가슴에 쓸어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