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주일에 즈음하여 2008년 12월 마지막 주일, 삐걱 소리가 유난히 많이 나는 승리 반점 2층에 약 40여명의 지체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개척 발기 예배를 드렸습니다. 평소에 잘 쓰지 않았던 장소라 조명은 어두웠고, 마이크 시스템은 옛날 결혼식장이 변변하지 못할 때, 예식장으로 대여하던 곳이었기에 말 그대로 고물 시스템(?)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40여명에게는 初心(초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락한 시스템에 익숙한 기존 교회 예배당에서 하루아침에 급전직하한 장소인 광야로 내몰렸지만 우리는 괜찮았습니다. 초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해, 홍굴 부추 칼국수 매장에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렸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90여명 이상이 나와 2008년의 다사다난했던 해를 보내고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 2009년을 하나 되어 맞이하였습니다. 그 날, 먹은 저녁은 홍굴 부추 칼국수에서 그전에 먹었던 어떤 음식보다 맛나고, 풍성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세인 교회는 그래도 개척교회였기에 유리구슬 같은 아슬아슬함이 있었습니다. 이모저모의 모난 부분으로 순간순간, 개척교회의 아픔들을 경험하면서 내외적인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렇게 7년이라는 세월을 달려왔습니다. 백 그라운드는 초심이었습니다. 2016년 창립 7주년 기념주일 아침, 지난 7년이 주마등 같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지난 7년 전에 우리 세인 교회의 적나라했던 초기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척 3년 만에 도무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던 가시적 교회의 외형인 예배당도 그리 크지는 않지만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더불어 우리 교회는 조직 교회로서의 외형적 면모도 창립 7년 만에 오늘 주일을 기점을 갖게 됩니다. 장로, 권사, 안수집사, 집사, 권찰까지 한국교회의 웬만한 조직교회가 갖고 있는 틀 짜기도 완성했습니다. 그러나 담임목사는 이런 외형적 구조에 대하여는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면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정말로 천착하며 집중하려고 하는 것은 지난 7년 동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른 교회, 바른 부흥을 위해 달려온 결과 교우들의 영적 저변에 조금씩, 조금씩 흘러넘치고 있는 구원 받은 자들로서의 영적 내공들입니다. ‘월요일부터 더 승리하는 교회’, ‘축도 이후가 더 아름다운 교회’, ‘성서적 앎을 실천적 삶으로 연결시키는 교회’는 우리 교회의 영구적 표제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식을 고집하고, 하나님의 뜻인 공의(미슈파트)와 정의(체다카)가 목회 현장과 성도들의 삶의 정황에서 실천될 때만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지원하시는 은혜이자, 내공입니다. 이제 오늘을 또 다른 시작으로 우리는 창립 8주년, 9주년, 10주년을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향후미래는 보랏빛 청사진이 아닙니다. 그 반대로 여기저기에서 빨간 경고등이 들어와 교회의 심장이 멎을 수 있다는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우리 세인교회는 더욱 교회다운 교회로 서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셨던 예루살렘 성읍에 나아가 의인 한 사람을 찾으라고 했던 그 한 사람의 역할을 우리가 해야 합니다. 세인교회의 존재 목적은 세인교회가 되기 위함입니다. 미국의 생태주의자이자, 환경 운동가인 리 호이나키는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에서 이렇게 갈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도덕적 판단을 하는 것은 지성적 행동이다. 그것은 고결한 것과 비열한 것, 아름다움과 역겨움 사이의 차이를 알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저는 그의 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한 가지 욕심을 더 내고 싶었습니다. “기독교의 가치는 세속의 도덕적 판단의 가치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 작금의 기독교적인 상태를 보면 말도 안 되는 헛질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런 오기를 가져보았습니다. 이 오기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영성적 행동을 견지할 때 가능한 것임을 알기에 더욱 하나님의 뜻과 식을 실천해 나아가야 함을 재 각성해봅니다. 적어도 우리 세인 교회가 이 가치를 위해 달려가는 7년 이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번째 생일을 맞이한 우리 모두, 서로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십니다. 해피 버스데이 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