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24년 전에2024-04-02 11:17
작성자 Level 10

24년 전에

 

1992년 4월 30일 청주 서문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당시 제가 속해 있었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단독목회 2년이라는 조항이 목사 안수 자격 조건에 있었기에 아내와 함께 경남 밀양군에 소재해 있었던 한 농촌교회에 부임하여 담임전도사 사역을 감당했습니다이 사역을 통해 안수 조건을 충족해 32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 목사로 안수를 받게 되었습니다목사로 안수를 받고 난 그 다음 주일섬기던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인도한 후 처음 손을 들어 축도를 할 때의 감흥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느끼지 못하는 두려움과 부담감과 동시에 영적인 감동이었습니다.

두려움이라 함은 목사라는 성직에 부끄럽지 않은 사역자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반응이고부담감이라 함은 주께서 위탁하신 양들에게 어떻게 해야 양질의 좋은 꼴을 먹일 수 있을까에 대한 무게감이었고감동이라 함은 결코 목사로서의 자격이 없는 자에게 성역을 맡기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에 대한 감사였습니다이 복합적인 감정을 갖고 시작한 목사로서의 성역을 감당한지가 금년 들어 24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청주 서문교회에서 109번째로 안수를 받는 순간안수위원이셨던 서울 중앙성결교회 섬기셨던 고 이만신 목사님께서 마이크를 들고 안수 기도를 하셨습니다.

내가 이강덕에게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의 성례를 집례 할 권한과 축도권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안수하며 허락하노라

그 날마른 장작 나무 같은 종에게 목사의 직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눈물을 흘리며 세 가지를 약속드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나님영혼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목사가 되겠습니다하나님어떤 경우에도 정치하는 목사가 되지 않겠습니다하나님무슨 일이 있어도 물질에 제 영혼을 파는 목사가 되지 않겠습니다.”

24년이 지난 지금 뒤돌아보면 몸서리치게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부족한 것투성이의 목사일 것이 분명합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한 가지의 마음은 그 때 드렸던 그 초심의 마음을 은퇴하는 날까지 부족한 대로 하나님께 드리며 퇴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4월 5일에 까마득한 후배이자 우리 교회 지체의 자제인 최종선 전도사가 목사 안수를 받게 되었다고 전언을 받았습니다작금의 이 땅에서 목사로 산다는 것은 제가 안수를 받던 때에 비해 더 고달프고 힘들고 외로운 길입니다그러기에 정말로 순교적인 믿음이 없이 도무지 갈 수 없는 길이 목사의 길입니다그러기에 목사 안수 24년 선배가 후배에게 목양 칼럼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축하가 아니라 부담 중의 부담의 말이 될 것 같습니다그게 후배를 사랑하는 선배의 진심어린 권면이기에 말입니다.

최종선 목사안수를 받는 날 하나님께 드리는 약속을 은퇴하는 날까지 가지고 가는 목사가 되기를 바란다그리고 당부한다위탁된 양을 위해 울 수 있는 목사정치와는 담쌓는 목사그리고 하늘이 두 쪽 나는 한이 있더라도 맘몬에게 영혼을 팔지 않는 목사가 되기를 바란다.”

저는 이 당부를 제 아들이 목사 안수를 받는 날에도 똑같이 전해줄 것입니다왜냐하면 그 길을 가는 목사가 얻는 은혜는 성공이 아니라 승리이기 때문입니다최종선 전도사에서 최종선 목사로의 가는 길에 하나님의 임재가 충만하기를 선배 목사가 두 손 모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