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방문 제천에서 독립교회 연합회에 소속되어 사역하는 목사들은 많지 않습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독립교회 연합회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되어 있어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아직 제천이라는 지방에서는 낯섦이라는 한계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독립교회 연합회는 말 그대로 정치 구조의 교단이 아니라 개교회의 목회를 행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말 그대로 비정치적 연합회이기에 소속되어 있는 목회자들의 정치적 모임이 전무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개교회의 목회적 상황을 존중해 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리더십이 없어 교회와 목사의 일탈을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목사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정치나, 행정적인 나눔을 갖는 교단이 아니기에 견제를 하거나 어떤 이단적 위기를 만나거나 교회의 위상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을 행할 때 그것을 바로 잡는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 8년이라는 세월 독립교회 연합회에 몸담은 사람이 갖는 유감스러운 소회입니다. 반면, 이러한 약간의 부정적인 측면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내용은 참 많습니다. 교회가 정치 놀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최대의 장점과 목회자들이 소신껏 목회를 할 수 있다는 건강성, 그리고 목사 개인에게 있어서는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들이 더욱 많다는 효율적 장점도 있습니다. 지난 주간, 제천 독립교회 연합회에 소속되어 동역하는 동역자 목사님이 깜짝 방문을 했습니다. 이유는 책을 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지인 목회자들과 공부하는 그룹을 만들었는데 이번에 당신이 맡은 부분이 로마서 2장 발제이고 거기에 해당하는 자료가 빈곤해서 종에게 관계된 책들을 빌리러 온 것입니다. 듣고 보니 너무 칭찬하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40대의 젊은 목사이기에 마음만 먹으면 놀기 좋은 시절인데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찾기 위해 천착하려는 동역자의 마음이 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목사들의 로망은 로마서를 정복(?) 하는 것입니다.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책이 로마서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예외일 수 없어 수 년 전, 밤낮 씨름하며 도전하면서 교우들과 함께 나누었던 영역이기에 그 때 준비했던 자료 중에 요긴했던 책들을 기쁨으로 동역자에게 빌려주었습니다. 대화 중, 귀한 목사님이 로마서와의 만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젊은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오롯이 성경이라는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삶이 성스럽게(?)까지 보여 기뻤습니다. 작년 터기 지역을 순례하면서 바울이 걸었던 길을 버스로 돌아보았습니다. 터키의 비시디아 안디옥을 시작으로 그리스의 아레오바고까지 그 엄청난 고난의 길을 도보로 걷고 또 걸으며 사역했던 그 길을 저는 부끄럽게도 안락한 버스를 타고 다니며 뒤돌아보았습니다. 이제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순례의 경험 중에 제일 아리게 다가왔던 감흥은 바울의 외로움이었습니다. 미칠 것 같은 외로움 바로 그것 말입니다. 그러나 그 외로움을 바울이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밑절미는 그의 시선이 주 바라기에서 한 번도 일탈하지 않았던 영적 밑힘(底力)이었습니다. 외로운 독립교회의 상황에서 다른 것 보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바라보고 열심히 공부하기에 최선을 다해 주는 동역자의 깜짝 방문이 많은 기쁨을 주었습니다. 그의 밑힘이 귀했습니다. 해서 종은 아름다운 동행 교회의 문정웅 목사님의 진보를 응원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해피 이스터! (Happy Eas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