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미경이와 선진이는 참 예뻤습니다.2024-04-02 11:11
작성자 Level 10

미경이와 선진이는 참 예뻤습니다.

 

1990년 11밀양군 초동면 대곡리는 더운 지역이었지만 추웠고 을씨년스러웠습니다당시 성결교단은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단독 목회 경력 2년이 필요했습니다교단법이 이러니 단독 목회지가 나오면 열악한 깡 촌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젊은 전도사들이 기를 쓰고 들어가려고 했습니다그렇게 만난 저의 단독 목회 사역지는 지금까지의 사역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남아 있는 우리 교회 피선교지인 경남 밀양의 대곡교회입니다.

환경의 열악함으로 말하면 남부럽지 않은 악조건의 교회서울과 인천이라는 대도시 출신의 젊은 전도사와 사모가 견디기가 쉽지 않았던 교회주변에 있던 다른 성결교회 교역자들이 이번에 대곡교회에 부임한 전도사 부부가 과연 몇 개월을 버틸 것인가를 가지고 내기 했던 교회구렁이들과 들쥐들이 득실거려 임신 중이던 아내가 놀라 조산할까 무척이나 염려했던 교회그런데 이 교회는 지금도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정말로 귀하고 아름다웠던 교회였습니다어쩔 수 없는 전도사들의 단독 목회 경력 쌓기 정거장과 같았던 교회를 저 역시 속물근성으로 3년을 사역하고 도시로 나올 때 너무 울어 눈이 퉁퉁 부어 있었던 함께 섬기던 지체들을 보고 마을 사람들이 전부 다 눈에 벌이 쏘인 사람들 같다고 놀려댈 정도로 정과 사랑이 많았던 교회가 대곡교회였습니다.

지난 주제가 섬길 때 대곡교회에서 청년이었던 제자이자 이제는 후배인 세종교회를 섬기는 전성길 목사가 제천에 와서 함께 교제하며 섬기는 어간미경이와 선진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지금은 사실미경이선진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아이들의 엄마들이지만 종에게는 영원히 미경이와 선진이로 남아 있기에 그렇게 부르기로 합니다.

미경이는 지금 대곡교회를 섬기는 담임목사의 사모입니다신학을 한 남편을 만나 자기가 목숨같이 사랑하던 고향교회를 15년 이상 섬기고 있는 사모입니다당시 밀양 시내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교회 재정을 맡아 교회의 궂은 일힘든 일을 단 한 번도 아니오’ 없이 충성스럽게 섬기던 청년 집사로 사역하다가 결국에는 목사인 남편을 만나 대곡교회를 지키는 사모그녀도 더 젊은 시절왜 도시 목회의 향수가 없었겠습니까만 평생을 고향교회지기로 사역하는 미경이는 정말로 칭찬을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는 귀하고 귀한 동역자입니다.

여름 어느 날천둥과 번개비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이었습니다바람에 정전까지 되어 정말로 마을이 완전히 고립된 것 같은 날외부와 연락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화벨이 울렸습니다김해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선진이 였습니다.

목사님너무 무서운 날이라 혹시 주님이 재림하시는 것은 아닌가 하고 목사님이 휴거 되셨으면 나는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전화를 드렸는데 전화를 받아주셔서 막 눈물이 나요.”

이렇게 예뻤던 선진이는 이후 믿음 좋은 남편을 만나 부산에서 승리하다가 기도하던 중고향에 있는 부모님도 전도하고 또 목숨 걸고 사랑했던 고향교회를 너무 섬기고 싶어서 몇 해 전부터 남편과 함께 의견을 일치를 보고 부산에서 밀양 대곡교회까지 교회를 옮겨 섬기고 있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 나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전성길 목사의 대곡교회에 관한 말을 듣다가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바탕이 너무나 예쁘고 아름다웠던 아이들이었지아직은 미성숙한 청년들이었지만 내가 이런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게 했던 그 귀한 지체들이 너무 계산적이고머리 굴리고타산적이어서 조금도 손해 보는 일들은 하지 않으려는 똑똑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의 무리들과 같지 아니하고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26년 전의 그 때 그 모습으로 충성해 주며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천연 기념물 신자로 남아있다는 보고를 듣고 한 때 그들을 섬겼던 목사로 너무 행복한 추억을 더듬어 볼 수 있어서 가슴 벅찼습니다.

오늘따라 미경이와 선진이가 너무 보고 싶은 것은 척박한 영적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연약한 목회자의 어쩔 수 없는 감성일까 싶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