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3일, 운동을 하다가 충돌하는 바람에 오른쪽 손등에 있는 세 번째 등뼈가 4가락으로 부러졌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으로 나온 골절 상태는 아주 선명했습니다. 골절 사고 이후, 일주일은 정말로 지옥과도 같은 통증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도저히 입원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통증으로 약 열흘간은 고생을 했습니다. 골절 2주 정도 후에 반 깁스를 풀고 통 깁스로 갈아 끼웠는데 고통이 반 정도는 반감된 느낌이었습니다. 다섯 손가락을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느낌상 통증의 강도도 붓는 것은 빼고는 견딜 만했으니까요. 골절 후 한 달 만에 통 깁스도 풀었습니다. 깁스를 푼 날, 분명 내 손인데 내 손 같지 않은 감각 때문에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리고 오른손에 또 다시 한 달 정도를 해야 하는 손목 아대를 찼습니다. 아대는 깁스에 비하면 지옥에서 천국으로 이동했다는 느낌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우에 따라 찼다 뺐다 할 수 있는 것이라서. 깁스를 푼 날, 목욕탕에 가서 오른쪽 손을 세신하면서 정말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인간의 사지가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현실감 있게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거의 바보 같은 생활을 하며 한 달을 보냈습니다. 아내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자로 살았습니다. 생활의 불편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새벽예배 시간에 옷 입고 벗기 5분, 평상시보다 밥 먹는 시간 배나 급증, 세면할 때 고양이 세수는 기본, 식사 후 양치는 고문 그 자체, 독서할 때 강조선 긋기 유치원 원아 수준, 컴퓨터 자판 치며 설교 원고 탈고하는데 걸리는 시간 기본이 5시간이상 소요, 하전 운동하지 못해 2년 동안 뺀 뱃살 원상회복 한 달 만에 복귀, 글쓰기는 거의 방서(?) 수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도 끔찍한 것투성입니다. 저의 오른쪽 손은 당연히 내가 원하는 것을 뇌에서 지시하면 군말 없이 수행하는 충직한 도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망가지고 난 뒤에서야 백체 중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뼈저리다.’ 는 말을 종종 사용하는데 그 말뜻을 삶으로 약 한 달 동안 오롯이 느껴보면서 배운 교훈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우리들의 육체를 건강하게 보전하는 것도 신앙생활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바울 사도께서 왜 우리들의 육체가 하나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임을 인식하고 살라고 권했을까는 우리들의 육체도 영과 혼을 보전하는 것만큼 중요한 영역임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목사님, 아대를 차고도 두 달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한 번 망가지고 나니까 회복되기가 이렇게 힘든 것임을 인식하면서 스스로 다짐해 보는 것이 있습니다. “온전할 때 그 온전을 유지하는 것이 지혜다.” 2016년, 우리 세인 지체들 모두가 영육이 온전한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아, 아직도 한 달 보름이나 남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