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에 허리를 다쳤으니까 정확히 10일이 되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허리 디스크나 혹은 또 다른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교우들은 심방한 적이 너무 많아 그 지체들을 위해 기도하는 어느 때에는 제가 느끼는 통증의 고통을 알지 못해 진정성을 갖고 기도하기보다는 그냥 너무 습관적으로 기도를 한 적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그것을 느끼게 하시기 위해서일까요, 이번에 난생 처음 허리로 인해 움직여 보지 못하고 거의 기어 다니다시피 며칠을 보내면서 이미 경험한 교우들의 아픔을 동일한 고통으로 체험했습니다. 육체의 나약함이 있는 부분의 경중(輕重)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개인적으로 허리로 인한 고통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고통인 줄은 정말로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4번 5번 척추 사이의 신경이 눌려 있고, 초기 디스크 증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생전 처음 해 보는 정형외과에서의 척추 주사 치료를 받는 과정도 상상 외로 힘이 들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복용해야 하는 허리 관련 약물은 위장을 휘젓는 느낌이 있어 허리 통증이 나름 완화되는 효과는 보았지만 위통으로 또 다른 고통을 받게 되어 또 며칠은 식사를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당했습니다. 세명대학교 한방 병원에서 금년 초 교통사고 후유증 예방을 위한 치료를 받을 때 한의사가 했던 말이 이번 치료 과정에서 기억되었습니다. “어디 한 부분에 예기치 않게 재발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의사들의 이런 말들은 어찌 그리 예언의 능이 있는 말로 되살아나는지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육체적인 나약함으로 인해 스스로 당하는 고통들은 그래도 다시 잘 추스르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회복이 될 것을 알기에 나름 자위를 합니다. 그러나 목회자로 힘이 든 것은 사역의 스케줄이 엉망이 되며 영적 리듬이 깨지는 것이 더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교우들에게 매일 마다 공급해야 하는 새벽 말씀의 꼴이 중단되고, 이미 정해져 있는 심방 스케줄, 소그룹 성경 공부 사역, 개인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교우들 케어 등등을 하지 못하는 영적인 부담감은 육체의 고통보다 훨씬 더 큰 데미지로 목사에게 다가옵니다. 해서 쉬는 게 더 큰 고통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시원치 않은 남편 때문에 할 수 없이 수족이 되어 머리도 감기고, 발도 닦아 주며 비자발적 세족식도 거행하던 아내가 지난 주일, 저녁에는 당신이 직접 허리에 대도 안수를 해요? 하는 말에 귀가 번쩍 뜨여 직접 안수를 하고 나니 허리 통증도 많이 사라지고, 움직임도 훨씬 부드러워져 하나님께 감사했지만, 한 편으로는 긴 병에 효자 없는 것은 아내에게 제일 먼저 해당되는 것 같아 더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 같습니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라 이번 주간부터는 용기를 내 보렵니다. 교우들의 중보를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추설 명절이 되기를 담임목사가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