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레이븐힐의 '소돔에는 말씀이 없었다.', 옥성호의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폴 악트 마이어의 '로마서', 김훈의 '남한산성', 마틴 로이드 존스의 '영광스러운 교회와 아름다운 종말', 존 맥아더의 '그리스도만으로 충분한 기독교', 존 파이퍼의 '예수님이 복음입니다.', 마틴 로이드 존스의 '영적 침체와 치유'"
지난 주간에 읽기를 마친 책들과 한참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들의 목록을 소개하였습니다. 목사에게 있어서 목회의 젖줄이 독서라는 것을 모르는 목사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직전 교회에서 사역을 할 때 가장 힘이 들었던 것은 정말로 가기 싫은 자리에 가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모임에 억지로 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의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주일 1부 예배를 드리고 나면 사택으로 도망을 와야 했을까요? 일련의 일들이 힘이 든 이유는 '시간 빼앗김' 때문이었습니다. 교회의 위상 때문에 마지못해 가야 하는 모임들 때문에 금과 같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습니다. 발전적인 성숙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컸습니다. 이로 인해 종에게 치명적으로 오는 손실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개척하고 난 뒤에 종에게 임한 행복들이 참으로 많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를 든다면 저는 서슴없이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가 나오라는 사람이 없어서 좋습니다. 모임에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시간의 빼앗김에서 해방이 되었다고 할까요? 이런 이유로 인해 이제는 종의 손에 책이 들려져 있는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지난 주간 레이븐힐을 통하여 현대교회의 진정한 회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에 대한 살아서 꿈틀거리는 통렬한 메시지를 받으며 행복했습니다. 평신도 사역자 옥성호집사를 통하여 한국교회가 심리학에 얼마나 무방비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가를 도전받았습니다. 주일 낮 예배의 로마서 강해를 위한 신학적인 insight를 악트마이어를 통하여 공급받고 있습니다. 금세기 최고의 강해 설교자라고 추앙받는 로이드 존스 목사의 영적인 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신학적인 치유의 방법론을 알게 되었고, 교리서 강좌를 읽으며 깊은 신학적인 교리 체계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존 맥아더와 존 파이퍼를 통하여 제가 그동안 목회를 하면서 고집하고 있는 원색적인 복음을 그들 역시 사수하며 지지하는 것을 보며 얼마나 큰 영적인 희열을 느끼는지 모릅니다. 김훈씨의 장편 소설을 그 동안 사놓고 읽지 못하는 속상함이 있었는데 지난 주간에 첫 번째의 책인 남한산성을 읽으며 목사가 역사성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이어 읽을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가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이제 이 행복을 놓치지 않으렵니다. 책을 읽으며 얻는 행복을 결코 빼앗기지 않으렵니다. 차제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인의 지체들이 행복한 지체들입니다. 책을 읽으려는 목사와 함께 교회 공동체를 섬기고 있으니 말입니다. 자화자찬한 꼴이 되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1년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장년들이 10명 중 3명이라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비극의 시대입니다. 책은 나를 살찌게 하는 보약 중의 보약입니다. 휴가의 계절 우리 세인의 지체들은 책과 연애하여 영혼을 살찌우는 그런 행복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