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한 근의 무게는 600g입니다. 이런 잣대로 계산하면 3kg은 엄청난 수치입니다. 3,000g이라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고기 다섯 근입니다. 목양의 수다를 떠는 자리에서 갑자기 웬 고기 근 수 타령인가?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부연해볼까 합니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제가 좋아하는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가 1년 8개월 그러니까 20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보통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가 립 서비스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꼭 운동할거야. 운동기구 사서라도 꼭 운동을 해야지. 등등의 말을 하고 그대로 실천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독한(?) 면이 있습니다. 혈압도 위험 수위에 이르고 당뇨에서 흔히 발견되는 이모저모의 희미한 징후들도 나타나고, 무엇보다도 목양의 현장에서 체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아 순발력도 떨어지는 그런 급격한 노쇠 현상들이 보이는 것을 감지하고 난 뒤 정말로 건강하게 목회를 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탁구장에 다시 나간 지 20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한 지 20개월 어간, 저에게 일어난 육체적인 변화 중에 아주 두드러진 것 중에 하나가 제 몸에 있는 비계 덩어리 3,000g이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한 부분적인 몸에 긍정적 이상이 나타났습니다. 제일 먼저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피로감이 많이 완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새벽예배를 인도하기 위하여 일어날 때 천근만근이었던 몸이 가벼워짐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더불어 몇 가지를 더 첨가한다면 위험 수위에 있던 혈압이 정상 수치로 떨어진 것, 고질적인 편두통의 어택이 많이 사라진 것, 탈모가 멈춘 것, 볼록 튀어나왔던 뱃살이 사라진 것, 그로 인하여 36inch 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던 바지를 재수선하여 입어야 하는 것 등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상의를 입을 때 이전에는 나온 뱃살을 감추기 위해 바지 밖으로 꺼내 입던 습관이 일상이었다면 이제는 5학년 4반의 나이에 이 정도 몸매는 되어야지 하는 촌스러운 자랑을 하고 싶어 바지 안으로 상의를 일부러 넣어 입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으니 격세지감입니다. 가끔 아내가 농담으로 던지는 말도 싫지 않습니다. “그렇게 몸 만들어서 뭐하려고요?” 뭐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목양의 현장에서 목회자의 건강은 곧 성도들에게도 직결되는 민감한 일이기에 운동이 주는 혜택은 참으로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장에 나가 땀을 흠뻑 흘리고 집에 들어와 샤워할 때의 기분은 소박한 목회를 하는 목사인 저에게는 하나님께서 조금은 늦게 주셨지만 근래 들어 느끼게 해 주신 최고의 감사 조건입니다.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이라는 슬로건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 가지 더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있습니다. 고기 다섯 근의 살을 빼고 나니 ‘건강한 육체, 건강한 정신, 건강한 영혼’이 더욱 박진감 있게 삶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은혜입니다. 근래 들어 지체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목사님, 얼굴에 웃음이 많아졌어요. 목사님, 많이 여유로워 보여요. 목사님, 설교가 많이 부드러워졌어요. 목사님을 보면서 저도 덩달아 행복해요.” 억지로가 만들어낸 말이 아니라 성도들의 진정성이 있는 멘트들로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 백성들의 언어가 아닐까! 하나님께 아주 작은 소망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목양의 현장에서 사역하는 동안 이 세 가지를 겸비하여 전인적 감동의 사역을 교우들에게 전하게 하옵소서.” 세인 지체들이여! 담임목사 따라 고기 다섯 근을 내 몸에서 잘라내 보지 않으시렵니까?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