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유세가 한창입니다. 매년 선거철만 되면 고성능 확성기에 담긴 영혼 없어 보이는 후보자들의 자기 PR과 요란하게 개사한 유행가는 말 그대로 소음 중의 소음인데 이번 선거는 아픔을 당한 이웃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그 소음들이 사라져서 아픔을 당한 이웃들에게는 그마저도 슬프게 하는 일이기에 송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상황이 그래서 그런지 다급해진 후보자들의 자기 알리기는 경우에 따라서는 도가 넘쳐 지난 주간에는 한 후보자가 배포한 현직 대통령과 인사하는 포스터가 합성으로 판명나면서 망신살이 뻗친 후보자도 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비인격적일 때만큼 불행한 일이 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명제를 전제할 때 반대로 인격적인 관계를 기초한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은 인생 여정에서 너무나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 당사자에게 그만큼 큰 자산이 되는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저는 작년에 SNS를 통하여 전혀 생면부지의 한 후배를 친구로 만났습니다. 정말 우연한 시기에 그 후배로부터 친구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추측하기로 페이스북 친구의 친구로 알게 된 후배는 부족한 사람의 글을 보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저에게 친구 요청이라는 용기를 냈고 그렇게 이어진 만남을 통해 후배는 부족한 사람과의 영적인 교제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어간, 후배는 제가 읽고 있는 책들을 함께 공유하는 독서 메이트의 관계로 까지 발전되어 지금은 함께 독서 여행을 떠나는 절친 후배가 되었습니다. 후배와 교제를 하는 중 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친구가 SNS 상에 올리는 글들을 접하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플러스알파의 보너스를 받는 행운아가 되었습니다. 후배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보석 같은 시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매번 올리는 후배의 시어들은 가뜩이나 목양의 현장에서 각박하게 메말라 있는 나의 심령을 적셔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후배의 시는 힐링의 능력까지 있어 이제는 매일 마다 후배가 실어다 주는 시를 읽지 않으면 뭔가 불안해 지는 정도의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지난 주 우리 교회 지체와 함께 교제하는 중에 목사님이 요즈음 선포하는 메시지는 신학적인 틀만을 고집하지 않고 문학적 감성들이 많이 내포된 설교를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언해 주었습니다. 아마도 그렇다면, 그 영향은 그 후배의 시들을 통한 간접적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직장에서, 때로는 가정에서, 때로는 일상에서, 때로는 스쳐지나가는 차창 밖의 풍경에서, 때로는 꽃과 이름 모를 잡풀에서, 때로는 싱그러운 하늘에서 시어를 찾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내레이터가 되어 전달해주는 전령자로 살고 있는 참 괜찮은 후배를 페이스북 친구로 삼고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아주 오래 전, 선배 목사님이 쓴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가 존경하는 스승에게 귀담아 들을 만한 경구(敬句)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보내 준 편지지에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人 人 人 人 人” 풀면 이런 뜻이었습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오래 전 읽은 책에 담긴 글이었지만 내내 가슴에 담고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려고. 저는 작년에 참 괜찮은 좋은 후배를 만났습니다. 정말로 사람다운 사람, 그런데 더 귀한 것은 그 사람은 참 하나님의 사람으로 행복을 전달해 주는 사람이기에 더 귀합니다. 나는 우리 세인 지기들 중에도 이렇게 타인에게 힐링을 주는 귀한 하나님의 사람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후배님, 당신은 참 괜찮은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