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그랬구나!2024-04-01 16:37
작성자 Level 10

신학교 시절에 학비를 개인적으로 충당해야 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불신자이셨던 아버지로부터 영문학을 포기하고 신학으로 궤도를 수정한 저에게 그 어떤 물질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교육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저에게 한 달에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물질은 100,000원, 그것도 이런 저런 헌금을 제외하면 한 달에 6-7만 원 정도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다행이 집이 인천이라 통학하는 데 필요한 경비 이외에는 실질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없어 그런 대로 버틸 만했습니다. 문제는 식사비와 책을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것들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론적으로 신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었습니다. 학비 충당은 OMS 장학금, 근로 장학금 그리고 부분적이기는 했지만 성적 장학금과 지인들의 후원 등으로 간신히 메워나갈 수 있었지만 그래도 책을 구입하고 공부를 해 나아가는 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방법은 식비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빌붙어(?) 학교식당에서 같이 먹기, 불법이었지만 기숙사에서 커피포트에 130원짜리 안성탕면을 저녁마다 끓여 먹기, 550원의 식권을 구입할 방법이 도무지 없을 때는 친구들이 식당으로 향할 때 지금은 허물어져 사라진 성주산 뒷산에 있는 기도 동산 올라가 물배를 채우며 이것도 주님의 사람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라고 자위하며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하던 바로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트라우마 때문인지 그래서 지금도 저는 안성탕면은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ㅎㅎ) 그러나 반추하면 억지로 말하는 궤변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이 한 명의 목사를 만들어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 중의 은혜였음에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제 서재에 있는 30년이 지난 누렇게 빛바랜 책들은 모두가 그 때 끼니를 아껴 구입한 책들이기에 너무나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우연히 지금 아들과 함께 선지동산에서 공부하고 있는 신학생 중에서 가정 형편이 정말로 어려운 친구와 후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지체 가정 중의 한 가정이 사랑의 마음으로 그 학생들에게 매 달 정기적으로 책을 사볼 수 있는 신학생 선교비를 전하며 섬기겠다는 가정이 우리 교회에서 탄생했습니다. 담임목사의 입장에서는 그 이야기를 듣고 어떤 선교비보다로 귀중한 향유옥합으로 여겨져 무척이나 반갑고 기뻤습니다. 지난 주간 아들에게 추천 받은 대상 학생들과 직접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아들 벌 되는 모교에 병아리 같은 후배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소중한 선교비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부에 전력하는 물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하는데 후배들이 전화상으로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저는 그 울음이 이론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인사였음을 이 종이 너무나 잘 압니다. 신학교 입학 하는 해, 목회하던 아버지가 지병으로 소천 한 아픔을 안고 대를 이어 주의 종의 사역을 가기 위해 공부하는 후배, 아버지 홀로 전국 각처에서 노무의 일을 감당하기에 어린 동생들 세 명을 책임지며 공부해야 하는 탓에 3년을 휴학하고 다시 공부하는 후배들의 들려오는 감사의 울음소리를 듣고‘그랬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렸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것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이 사역이 이렇게 소중한 사역인데 내가 왜 이 일들을 잊고 살았을까? 나 또한 그렇게 신학교의 어려운 시절, 사르밧 과부들과 같은 소중한 분들의 사랑을 받았기에 지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부족하지만 달려가는 목회자로 설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나 편하다고 너무 이 사역에 방만했구나 하는 마음에 하나님께 죄송했습니다. 더불어 이번에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신학생 섬김이 사역을 자처하겠다고 결심해 준 지체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역을 하고 있는가를 되새김질 시켜드리고 싶어 오늘 목양터의 이야기 마당의 지면을 빌어 격려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저를 생각해 주셔서 힘든 결정을 해 주신 분께 감사를 드리며 절대 이 후원이 헛되지 않은 것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드립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후배의 감사 인사가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훗날 이들이 이 사랑의 격려와 지원에 힘입어 하나님 나라와 이 땅의 조국교회를 위해 건강하게 쓰임 받는 일군들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는 참 좋은 일, 위대한 일을 하는 건강한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