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7학년 학생들2024-04-01 16:36
작성자 Level 10

세월이 좋아져서 인간의 기대 수명 역시 옛날 배고프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연장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회갑 잔치를 하면 정신 나간 사람처럼 여기고 고희연까지도 숨죽이고 하는 것을 보면 인생 칠십이라는 나이는 시쳇말로 숫자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양육 4기 사역을 하는 지체들의 나이는 다양합니다. 5, 6학년은 물론이고 7학년도 포진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일 사역에 재미 있는 일이 연출되었습니다. 6학년에 다니고 있는 권사님이 강의 내내 허리가 안 좋아 앉았다, 일어났다, 다시 앉았다는 반복하며 눈물겹게 양육에 임했습니다. 그 권사님의 레퍼토리는 가끔은 빨리 강의를 끝냈으면 좋겠다, 숙제는 많이 내주지 말아야 한다, 또 가끔은 휴강을 하면 목사님을 사랑할 것 같다 등등의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하는 통에 강의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 아니라 활력을 줄 때가 많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주일도 이동성 류머티즘(?)에 걸려 힘들게 강의를 받으며 꾀 아닌 꾀(?)를 피는 6학년 권사님에게 7학년에 다니는 권사님들이 한 마디를 우회적으로 던졌습니다. 힘들지만 강의를 듣고 나서 뒤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청룡 우백호처럼 앉아 목사의 강의와 양육만큼은 1기에서 사역한 3,4학년 집사님들처럼 할 것은 해야 한다고 단호한(?) 결의를 표현한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제 스스로 조금은 느슨하게 진행하던 강의 스타일을 다잡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6학년 권사님의 애교스러운 투정은 그래서 쑥 했습니다.

강의를 하는 5학년 4반 목사도 주일 양육 4기 때는 정신력으로 버틸 때가 있습니다. 혼신을 다하는 세 번의 대 예배 설교를 마치고 나면 사실은 체력이 바닥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오늘 주일 양육은 한 주간 쉬자고 할까 하는 마음이 열 두 번도 더 있습니다. 그러다가도 심기일전하고 사역에 임하면 한 가지라도 더 배울 것을 기대하며 육신은 많이 후패해 있지만 속사람의 심령이 불타오르는 7학년 선배 권사님의 열정에 나도 모르게 힘이 솟아오릅니다. 지난 주간에 7학년 권사님 두 분이 사석에서 각기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딘 셔먼의 영적 전쟁은 읽고 또 읽게 됩니다. 얼마나 힘이 되는 책인지 몰라요. 좋은 책 읽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목사님을 20년 만 먼저 만났으면 내 인생이 엄청나게 바뀌었을 텐 데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배울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지금 양육 사역의 현장에 3,4기 지체들 중 7학년에 재학 중인 교우들이 여럿 있습니다. 눈도 흐리고 육체도 쇠약하지만 속사람의 승리를 위해 달려가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담임목사로서 어떻게 사역을 해야 하는지를 흐트러질 때마다 바로 세우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조국교회를 향한 많은 염려와 걱정들이 난무합니다. 조국교회를 향한 회복의 대안들이 과연 있을까를 물을 정도로 조국교회는 힘이 든 지경입니다. 그래서 토론도, 회의도, 세미나도, 컨퍼런스도 여기저기에서 봇물처럼 터지고 있습니다. 조국교회를 염려하는 일들로 모이는 모임들이겠지만 모임이 말들의 향연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보이는 것 같아 또한 안타깝습니다. 서울에서 인지도가 있는 교회와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로 인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난타를 당하면 지방 소도시에서 목회하는 이름도 없는 목사들과 섬기는 교회는 존재마저도 휘청거릴 정도로 타격을 입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픕니다. 허나 한 가지만 그냥 하렵니다. 7학년 지체들이 향하고 있는 주님을 향한 소박한 사랑을 그 날이 오기 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섬기는 교회의 삶과 예배를 통해 공동체적으로 그 이야기를 몸소 살아내는 일을 함께 하는 것을.
딘 셔먼의‘영적 전쟁’을 읽으며, 카일 아이들먼의‘NOT A FAN’을 읽으며, 데이빗 플랫의‘FOLLOW ME’읽으며 행복해 하는 7학년 권사님들의 열정에 박수와 응원과 무한 격려를 보내드립니다. 7학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