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따뜻한 斷想(단상)들.2024-04-01 16:30
작성자 Level 10

따뜻한 斷想(단상)들.

 
토요일 새벽 6시 15분,
눈이 소복하게 쌓였습니다.
귀가하는 지체들을 운행하고 돌아왔는데 자매 한 명이 교회 주차장 밖에서 거친 숨소리를 내며 교회 앞마당으로 헉헉 대며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준혁 엄마였습니다.
자매 셀이 토요일 교회 본당 처소 담당이었는데 새벽 예배 시간에 맞추어 미리 일어나지 못하고 뒤늦게 시간이 늦은 줄 알고 허겁지겁 교회로 달려 나온 것입니다.
제천의 새벽바람이 차가운 것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일인데 맡은 사역을 위해 교회를 향하여 달려 나온 자매를 보면서 담임목사는 내심 감동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한지가 이미 오래되어 심심이 깊은 자매가 아니라 금년 들어 힘을 내고 있는 자매라서 그런지 토요일의 감동은 아직도 잔잔히 그리고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2시,
본당 유아실에 6명의 지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양육 3기 지체들입니다.
제자대학 3학기에 들어서서 양육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요즈음 제자대학 학칙에 즈음하여 제대로 수강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오늘 강의 때에는 잔소리를 또 해야 되겠다 싶어 결심하고 전쟁터에 나갔습니다.
강의를 막 시작하려는데 70년이 훌쩍 넘어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양육 사역에 참여한 권사님이 인사를 하는데 목감기 심하게 들려 있는 상태에서 인사를 하는 바람에 첫 번째 말문이 막혔습니다.
60대 후반에 있는 권사님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인데 양육을 위해 장소에 나와 노트에 담임목사의 강의 내용을 적는데 안절부절을 넘어 땅바닥에 엎드려 기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반장으로 있는 집사님은 마침 근래 들어 달팽이관에 문제가 보여 심하게 어지러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역에 동참하기 위해 가까스로 참석했습니다.
직장에서 중노동에 시달릴 정도로 일이 많은 권사님은 정신력 하나로 무장하여 나왔습니다.
또 한 권사님은 양육을 받기 위해 30,000원짜리 지압을 받고 나왔습니다.
가만히 보니 양육 3기 사역자들은 지금 종합 병원이었습니다.
사역을 하는 동안 오늘은 말하리라 결심하고 나온 생각들을 소리 소문 없이 접었습니다.
지친 육체를 이끌고 한 마디라도 하나님의 은혜의 소리를 듣겠다고 나온 지체들이 그냥 한없이 감사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법은 법이고 룰은 룰이야’
그것은 법정에서나 할 법한 말이지 지체들에게 할 말이 아님을 새겨보았습니다.
목요일 저녁,
아내가 심방을 갖다가 왔는데 뭔가를 내려놓았습니다.
“모 집사님이 준 건데 면역 기능 강화식품이래요. 드시면 감기 같은 것 끄떡없을 거래요. 집사님 사랑을 생각해서 열심히 먹어보세요.”
“본인의 상태가 지금 걱정이라 담임목사는 주목하여 중보하고 있는데 뭐 하러 이런 걸 받아가지고 왔어!”
퉁명스럽게 내 뱉었지만 그 사랑의 감동으로 눈물지었습니다.
화요일 오후 늦은 시간,
아내가 외출을 했다가 들어왔습니다.
아무개 권사님에게 호출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가보니 메밀로 만든 만두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이제는 당뇨 때문에 거동도 불편하신 데 지난 설 명절 때 식구들과 함께 만들어서 먹었는데 괜찮아 목사님 드리고 싶어 아내를 호출한 것입니다.
그날 저녁, 감기 끝말이라 입맛도 껄껄했는데 정말 생전 처음 메밀만두로 호강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만두가 처음이었던 것은 그 만두의 양념이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주간을 또 힘차게 달렸습니다.
목사는 읽는 책으로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목양터의 사랑이라는 힘으로 사는 것이 분명합니다.
세인교회의 지체들이 이 땅에서 하늘을 맛보고 사는 또 한 주간이기를 목사는 두 손 모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