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강단에서 교우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포했습니다.
“70세 이상 되신 교우들은 겨울에 낙상 사고가 없을지어다.”
부흥강사 폼 잡고 한 번 선포했는데 역시 저는 부흥강사의 능력이 없나 봅니다.
지난 주간, 오세아니아 선교회 이사 워크숍으로 인해 부득이 하루 교회를 비웠습니다.
항상 교회를 비울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그러면 안 되는 것인 줄로 알지만 왠지 모르게 교회를 비우면 교우들에게 어려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그런 무당(?)같은 마음 때문임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아직은 설익은 목사임에 분명합니다.
워크숍 마치고 돌아왔는데 전도사님이 보고를 합니다.
“목사님, 임 권사님이 아파트 입구에서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걸려 주저앉아서 다쳐서 입원했습니다.”
왜 이 무당 같은 믿음은 꼭 응답이 되지 하는 속상한 마음으로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병상에 누워 통증을 호소하는 권사님을 보고 3초 동안 속상했습니다.
일전에 교통사고로 인해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지었던 경험이 있는 권사님이기에 그 마음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잠시 속상해 하고 권사님을 허깅한 뒤 간절히 기도해 드렸습니다.
두 눈에서 흘리는 권사님의 눈물이 은혜로 따뜻했습니다.
몇 가지의 위로를 하고 교제하는 중에 환자들을 위해 보조 탁자위에 눈에 띠는 책이 한 권 보였습니다.
딘 셔만의‘영적 전쟁’이었습니다.
권사님의 등록하여 사역하고 있는 양육 4기의 제자대학 필독 도서입니다.
슬그머니 물었습니다.
“권사님, 이렇게 고통스러운 와중에 저 책은 왜 가지고 왔어요?”
“안 읽으면 목사님께 혼나잖아요?”
병실에서 웃으면 안 되는 타임인데 어쩔 수 없이 웃고 말았습니다.
웃고는 말았지만 저는 목양하는 목양의 터전에서 이럴 때 적지 않은 감동을 받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몇 주 전, 다른 병원에 인대가 늘어나 입원한 집사님의 병상에 심방을 갔더니 그곳 탁자에는 카일 아이들먼의‘거짓 신들의 전쟁’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 책은 양육 3기 제자대학팀의 필독도서입니다.
우리 교회는 다른 것은 몰라도 병원에 입원을 해도 책은 읽는 교회라는 소문이 날 것 같습니다.
극성맞은 교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담임목사가 지긋지긋하게 성도들을 괴롭히는 교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핍박을 받아도 그냥 그 핍박은 받으렵니다.
감동의 물결, 은혜의 물결, 도전의 물결, 물이 바다 덮음같이 여호와를 인정하는 물결이 넘실거리지 않는 바로 이 무감각과 무감동의 시대에 그 핍박이 은혜를 넘실거리게 하는 원인으로 제공될 수만 있다면 기쁨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2014년 언제 어디서나 늘 세인지체들은 땅에서 하늘을 경험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