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허리의 고통 때문에 많이 힘드시지요?
집사님의 나이는 자식들 뒷바라지와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건사하는 일로 인해 망가질 대로 망가질 수 밖에 없는 육신인 것이 한국 여인네들의 삶이기에 허리가 어디 성할 리 있겠습니까?
부족한 종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라는 무기 밖에 없기에 집사님의 육신적인 나약함의 회복을 위하여 골방에서 엎드릴 때마다 중보 하는 위로로 응원을 대신합니다.
육신적인 나약함이 극에 달하여 제대로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 것조차 불편해 하시는 집사님을 보면서 목사로서 하나님의 결정적인 간섭하심으로 치유의 영이 집사님에게 임하기를 정말로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전도사님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리더 반을 시작하면서 첫 번째로 부과된 독서 보고서인 리처드 포스터의‘기도’대한 독후감을 시간 내에 쓰지 못해서 내심 염려하던 차에 호랑이 같은 담임목사의 불호령이 내려져 어마어마한 부담감으로 주어진 시간 내에 독후감을 쓰기 위해서 어느 날은 하루에 두 시간 밖에 자지 못하면서 책을 읽었다는 것을.
허리가 너무나 아파서 글을 써야 하는데 자리에 앉아서 쓰기가 너무 불편해 몇 차례나 자리에서 일어나고 앉기를 여러 번 하셨다는 것을.
지난 주일에는 일련의 일로 인해 수면 부족 때문에 주일 예배 시간에 졸기까지 했다는 것을.
또 예배 시간에 졸았던 것이 담임목사에게 예의가 아닌데 예배를 방해한 것 같아 내심 목회자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으셨다고 하는 것을.
그런 우여 곡절 끝에 눈물겨운 독서 보고서를 끝내는 완성했다는 것을.
지난 양육 1기 사역자로 졸업하면서 최우등생으로 졸업한 자로서 갖는 부담감이 얼마나 크셨겠습니까?
전도사님을 통해 집사님의 근황을 듣고 보고를 받는데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제 심장이 고동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입으로 고백하지는 않았지만 가슴에서 흘러내는 눈물이 어찌 뜨겁든지.
목사의 길은 참 고단합니다.
많은 목회자들은 목회를 즐기는 것 같은데 저는 해가 갈수록 목회가 더없는 부담으로 다가옴을 요즈음 더 절감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은퇴를 빨리 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이 땅에서 목사로 살면서 치열하고 빡빡한 목사의 직을 감당하면서 그래도 목회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목사로 사는 것이 더없는 행복이라고 믿게 해 주는 경우가 바로 우 집사님과 같은 동역자를 볼 때입니다.
머리 굴림이 난무하고, 계산함이 첨예하며, 불편한 것은 조금도 짊어지기 싫어하는 세태에서 귀한 사역자의 자세로 동역하는 우 집사님을 섬기는 목사가 된 것은 이 목사에게는 복이요 감사의 내용입니다.
집사님의 친정에서 재배하는 배 한 상자의 사랑을 전해 받는 것보다 목사에게 더 큰 위로와 기쁨이 되는 것은 온몸으로 헌신하는 집사님의 수고를 보는 것입니다.
집사님에게 선물 하나 하겠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시인데 시인 김수영님의‘시여. 침을 뱉어라’에 나오는 글입니다.
“시작은‘머리’로 하는 것도 아니고‘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아가는 것이다.”
집사님, 담임목사가 집사님의 영적인 승리를 위해 말이 아니라 온 몸으로 목회하겠습니다.
집사님에게 드리는 담임목사의 진정성 있는 선물입니다.
추수감사주일, 너무 큰 감사의 조건을 주신 우 집사님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