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공부하는, 공부하려는 평신도2024-04-01 16:26
작성자 Level 10

공부하는, 공부하려는 평신도

 
 
아들이 전역을 하자마자 복학을 해서 학업 중에 있습니다. 3학년 1학기를 복학을 해서 이제는 전공 필수 과목을 본격적으로 접하고 있어 약 2년 동안 군 복무를 한 뒷 끝이라 머리가 굳었다는 등 볼멘소리를 하면서 징징대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부터는 성서언어인 기초 히브리어를 수강하고 있는데 마침 담당 교수가 신학교 동기인 친구가 강의를 맡아 긴장 백배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친구가 한 번 아들과 개별 면담을 하면서‘너는 특별관리 대상’이기에 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기에 히브리어 공부 때문에 밤샘하기를 밥 먹는 듯 한다는 불평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공부에 전념하는 아들과 또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주에 우연히 알게 된 성도와 사적인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인은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자주 방문을 해서 부족한 사람의 설교를 함께 공유하면서 은혜를 나누고 있는 지인입니다. 함께 교제를 하는 어간, 참 놀라운 사실을 알고 나름대로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를 놀라게 한 대목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설교 중에 인용된 책을 빠짐없이 구입하여 읽고 있다는 점과 또 다른 하나는 히브리어를 공부하려는 고백이었습니다. 한 직장의 장으로 상당히 바쁜 직장의 일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적인 욕심을 내고 있는 평신도가 있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너무 감사했고 또 신선함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신학대학 학부에서 공부를 할 때 우리들에게 히브리어를 가르쳐 주신 교수님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하다가 귀국하셔서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던 교수님이어서 그런지 언어의 소통 부재와 교수법에 대한 이질감 때문에 정말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셨고 또 듣는 우리들은 아주 힘들게 공부를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현장에 나와 사역을 하면서 거의 독학을 하다시피 다시 재도전하여 사전을 의지해야만 구약 원어를 간신히 해석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에 어떤 경우, 꾀가 날 때에는 구약 원어에 대한 이해는 제 2차 자료들에 (the secondary sources) 의지하는 편이 훨씬 수월할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인데 현장 목회를 하는 목사의 설교를 멀리 있기에 영상을 통해 듣고 접하면서 소개된 책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구입하여 독서를 함과 동시에 히브리어까지 공부하려고 한다는 지인의 열심을 경청하면서 신선한 감동 받은 것을 물론이거니와 목사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저는 도리어 이런 이유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목사가 되어야 함을 도전받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지난 주간 가져보았습니다.
밴쿠버 리젠트 칼리지의 석좌교수인 제임스 패커는 그의 역작인‘하나님을 아는 지식’(knowing God)에서 이렇게 갈파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창조되었는가?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이다.”
엄청난 도전으로 나는 패커의 말을 처음 접하면서 받아들였습니다. 상투적이지 않은 이 어록이 한 동안 나를 열광시켰던 것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왜 열심히 공부해야 하며 지적인 은혜 추구에 소홀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일타(一打)해 준 도전이었습니다.
저와 절친한 친구 목사가 아주 근심어린 모습으로 이렇게 충고를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 목사, 성도들을 너무 유식하게 하지 마.”
친구가 한 충고의 진정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평신도들이 지향하고 있는 전술한 도전들을 접할 때마다 정신이 번쩍번쩍 듭니다.
만남을 마치고 나올 때 즈음 지인이 이렇게 또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목사님, 소개해 주신 달라스 윌라드의‘하나님의 모략’도 은혜롭게 읽고 있습니다.”
그의 한 마디는 목사가 결코 놀지 말아야 할 비수(匕首)처럼 제 심장에 꽂혔습니다.
공부하는 성도를 본 목사는 참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