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김기석 목사님과 함께2024-04-01 16:19
작성자 Level 10

요즈음, 개인적으로 목양의 틀이 김기석 목사님께로 많이 고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어떤 의미로는 긍정이요 또 어떤 의미로는 부정입니다.
전자는 조국교회의 실낱같은 희망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숨 가쁜 목회의 현장에서 그래도 목사로서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솔하고 믿음직한 선배가 있다는 것에 대한 반응이요 후자는 목양의 깊은 고독을 나눌 수 있는 선배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아픔의 반응입니다.
지난 목요일, 개인적으로는 좀처럼 갖기 힘든 믿음직한 목양의 선배를 모실 수 있는 행운이 저에게 있었습니다.
신학대학 대학원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목회자로 선정된 청파 교회 김기석 목사님을 바른 교회 아카데미 목회자 세미나 강사로 모시고 사역한 장소가 우리 교회였기 때문입니다.
오후부터 한나절, 나름대로 긴 시간동안 강사 목사님을 모시고 섬기면서 떨어지는 부스러기의 은혜(?)를 얻고자 집중했습니다.
이미 매 주마다 사이버 상의 혜택을 받으며 만나고 있는 선배 목사님이고 그 분의 사역 농축액인 저서들이 한 권도 빠짐이 없이 읽으면서 도전을 멀리서 받곤 했지만 직접 지근거리에서 교제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목사, 누구이며 무엇 하는 사람인가?”

정말로 무거운 제목의 세미나를 목하 집중해서 경청했습니다.
돈이 주인 노릇하고 성과 사회의 자본주의주적인 논리만이 승자의 결과물로 추앙되는 시대, 철학자 하이데거의 갈파처럼‘평균적인 일상성’에 함몰되어 자기 정체성이 상실되고‘천박한 호기심’으로 인해 삶의 주체와 자기 성찰이 무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잡담’을 하지 않으면 외로워 견디기 어려워하는 병듦의 오늘을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 목사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상투적인 언어가 아닌 해박한 지성과 영성을 토대로 지적하며 무능력한 목사가 되기를 기대하는 작금의 시대에 목회를 하고 있는 많은 목회자들에게 적지 않은 감동을 던져 주는 세미나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어려운 동시대에 목사로 살면서 나도 주제처럼 이 땅에서 목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기에 세미나 자리에 함께 모인 동역자들과 함께 그 길을 모색하고 싶어 왔다는 김 목사님의 겸양에도 불구하고 답답함으로 메워진 한 편 가슴을 펑 뚫어주는 감동의 시간을 갖게 되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5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4시간 강의가 이제는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적지 않게 부담스럽다고 육체의 나약함을 호소하면서도 칼 바르트의 촌철살인‘하나님의 말씀을 회중에 앉아 있는 특정한 인물로 인한 부담으로 인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지 않는 교회는 파괴된 교회’라고 갈무리하는 시간에는 간담이 서슬하게 느껴지는 단호함을 보면서 오늘의 시대를 목양하는 목사가 나아가야 할 그리고 선포해야 할 본질적인 메시지를 재 접붙임 하는 도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세미나의 마무리에 김 목사님께서 당부했던 말을 목양의 정면에 세워보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가르치는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삶(예수의 길)을 가리켜 보이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사의 길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다시 음미해도 음미하면 할수록 가슴에 새겨야하는 선배가 경험한 목사의 길로서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또 있을까 할 정도의 잠언으로 가슴에 새겨봅니다.

멘토이신 이재철 목사님이 항암 수술을 받으며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너무 이기적이지만 나 같은 사람 때문이라도 조금 더 건강하게 가르침을 주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의미로 김기석 목사님의 건강을 중보해 봅니다.
너무 얄팍한 것 같지만 김 목사님도 스가랴 선지자가 고백했던 그대로 타나 남은 검게 그을린 장작 나무 같은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할 좋은 목양의 선배이기 때문입니다.
금요일 저녁, 큐티를 마치고 정말 달게 곤히 잤습니다. 

행복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