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에 몸이 천근만근이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 서울, 곤지암, 오산, 대전 등 이틀 동안 무려 약 600KM를 주행하였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대구까지 다녀온 총 주행거리를 합하면 약 900KM는 족히 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지역을 돌아다닌 것은 새 예배당에 설치할 성기구(聖器具)들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인터넷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정확성이 떨어져 실수할 것을 방지하고 또 더 중요한 것은 가격대가 천차만별인데 내구성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도 다만 1원이라도 유익이 될 수 있도록 발품을 팔았습니다. 지체들 중에 본당 이사를 앞두고 가장 시급한 성구(聖具)들을 들여놓아야 하는 시간의 제약성 때문에 마침 귀하게 헌물하신 교우들이 있어서 다리품을 판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의 시대이고 편리한 유통 경로가 널려 있는 오늘의 시대이지만 무엇보다도 성도들의 아름다운 헌금들이 가장 귀하게 사용되도록 하겠다는 일념으로 체력적인 부담감이 적지 않게 있었지만 지난 한 주간동안 엄청난 거리를 다녀왔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과정이기는 하지만 과정 자체가 결코 녹록하지 않은 경험들이어서 그런지 새 예배당에서 첫 예배를 드리는 날 맞는 감격은 정말로 종에게는 벅찬 감격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설교 중에 목사로서 가시적인 교회를 건축해 보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기에 할 수만 있으면 피하려는 것이 솔직한 목회자의 마음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건축을 해 나아가는 과정에 이 생각이 바뀌었음을 피력했습니다. 그 이유는 건축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교과서에서 결코 배울 수 없는 소프트웨어적인 은혜들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음을 고지 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난 주간의 사역도 바로 또 한 번의 은혜 접촉이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위해 달려온 지체들이 눈물과 겸손과 헌신의 열매로 드린 물질의 단 돈 1원이라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담임목사의 사역은 정말로 체력적으로 몹시 힘이 든 일이었지만 과정 자체의 은혜 때문에 또 한 번 훗날 기록할 사역의 간증거리가 되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바울이 빌립보 교회 지체들을 향하여 피력했던 진정성을 담보하여 선언했던 구절이 오늘따라 잔잔히 저를 흔들어 놓습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립보서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