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장경철, 전병욱 공저의 “삼색기도”를 읽고 수요일 저녁예배를 엘 벧엘 교회 예배당 건축에 초점을 맞추어 기도회 시스템으로 바꾸어 사역하다보니 사역 이후 기도에 대한 서적을 자꾸만 찾게 되었다. 크로스웨이 제 5권 텍스트가 기도에 대한 성경적인 분석과 요약적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좋아 기초를 삼고 있지만 부연하는 참고서적들이 필요하여 기도에 대한 글들을 많이 접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 오래 전에 나온 책으로 평신도들에게 의미 있는 기도의 접근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삼색기도’이다. 삼색(三色)이라는 말은 세 명의 집필자가 영성, 감성, 지성이라는 세 가지의 스펙트럼으로 기도란 무엇인가를 정의한 글이기에 그런 제목이 붙여진 듯하다. 먼저 미국 LA의 새새명 비전 교회의 담임목사인 강준민목사가 담당한 영성 기도 chapter에서 그는 관상기도를 소개하고 있다. 적어도 영적인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는 리차드 포스터에 의해 주창되고, 유진 피터슨이 고찰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동원목사에 의해 대중화된 관상 기도법을 소개함으로서 영성기도를 접근하고 있다. 이미 관상기도는 웬만한 목회자들이나 서울 근교의 지적 수준이 높은 지역에 세워져 있는 교회들마다 한 번 즈음 열풍이 불고 지나 간 듯한 기도법이지만 생소한 사람에게는 아직도 의미를 잘 모르는 기도의 한 방법으로 낯선 것이 사실이다. 읽기, 묵상, 기도, 관상으로 이어지는 기도의 사이클이 관상기도의 수순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의 성도들이 너무 일방적인 통보식의 기도를 드리는데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전제할 때 한 번 즈음은 접해 볼 필요가 있는 깊이 있는 기도의 일례로 생각된다. 물론 이 기도의 내용이 기도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유혹을 배제하고서라면. 두 번째 장에서는 서울여대의 지명도 있는 교수이자 목사인 장경철 목사의 감성적 기도 분석이다. 장교수는 감성적 기도의 정의로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처럼 그렇게 하나님께 우리들의 마음이 가는 사랑의 언어로 드리는 기도임을 밝힌다. 이 기도는 나의 깊은 내면의 고통마저도 토로하고 호소하는 기도이다. 이 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이 기도가 멀리 존재하는 절대자에게 드리는 기도의 소원함이 아니라 도리어 가장 친밀한 언어로 가장 가까이 계시는 주님을 인정하고 주님과 교제함으로 드리는 기도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께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한 교제가 감성적 기도라는 그의 말에 나 또한 동의한다. 이런 차원에서 그가 전한 말 중에 ‘선물에 집중하지 말고 선물주시는 자에게 더 집중하는 것’이 감성적 기도의 기초임을 밝히는 세밀한 분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른 생물체와는 달리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의 기도는 하나님을 움직일 수 있는 무기임을 인정하고 기도한다면 우리들의 기도가 더욱 효과적인 기도가 되리라고 되뇌어 본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지금 윤리적인 문제로 우리 주변을 떠난 전병욱 목사의 지성적 기도의 세션이다. 그가 논한 기도는 지성적 기도의 가장 중요한 논지는 나의 뜻에 맞추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에 맞게 기도하는 것이 지성적 기도임을 역설했다는 점이다. 백번 지당한 지론이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이 나의 뜻에 맞게 기도한다면 그 기도가 샤먼적인 기도와 무엇을 다를 바가 있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기도는 놓은 도덕적인 의지와 뜻을 동반해야 함은 무한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나간 일이지만 전목사의 글을 읽을 때마다 소통이 되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가 퇴장됨으로 인해 글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많았다. 싫든 좋든 한국교회의 젊은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었던 한 목회자의 쓸쓸한 퇴장을 경험한 뒤 그의 글을 읽다보니 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고든 맥도널드목사가 미국 사회에서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뒤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회심하여 다시 무대의 전면에 등장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문화에서는 가능한 일이겠지만 한국적인 상황이 동일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차제에 한국교회에 그가 남겼던 청년 선교의 비전을 가꾸어 갈 수 있는 또 다른 청년 사역자가 하루속히 나타나기를 기원해 본다. ‘삼색기도’ 하나님 교회에서 연속적인 기도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는 어간 같이 한 번 기도의 승리를 위해 공유해 보았으면 하는 쉬운 책이기에 서평을 통해 도전을 나누어 본다. 강준민, 장경철, 전병욱 공저, “삼색기도”, 두란노, 2006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