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쏠쏠합니다.2024-03-27 13:45
작성자 Level 10

쏠쏠합니다.

 

2012년이 되었습니다. 신학적인 의미로 해석을 한다면 날에서 날로 넘어간다는 것은 사실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에서 또 다른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것은 그냥 하나의 평범한 시간의 흐름 이상의 의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렇게 별로 의미가 없는 날에 부점을 주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해 왔던 이유는 그렇게 해서라도 인본주의적인 흔적의 남김을 통해 인간의 위대함을 부각시키려고 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은 오직 카이로스의 흔적만이 남는데도 말입니다. 여하튼 2011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크로노스의 선상에서 흘러갔습니다. 동시에 2012년이라는 또 다른 크로노스의 시간이 우리들 앞에 펼쳐졌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회피할 수는 없고 적어도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무의미한 크로노스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크로노스의 시간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시간으로 만들어 적어도 카이로스의 의미 있는 시간으로 승화시켜야 함은 의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2012년 1월은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쓴‘자기혁명’이라는 책을 지금 읽고 있습니다. 책의 중간머리에서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자신의 나쁜 습관을 바꿀 작은 행동의 변화조차 시도하지 못하면서 인생의 꿈을 말하고 그것을 이룰 최선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허한 수다에 불과하다.”

가톨릭 신자인 저자의 역설이 개신교 목사인 저에게 깊은 담론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유는 전적인 동의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다가 종도, 우리 세인지체들도 작은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진하게 했습니다.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2012년에 마땅히 실천 할 수 있는 소박한 세부 콘텐츠를 일구어 보았으면 하는 소망을 피력하고 싶습니다. 그것은‘말씀 묵상’의 콘텐츠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또 비난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태생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제가 요즈음 들어 관심을 갖는 것은 거대한 공동체적인 담론들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삶을 살도록 말씀을‘객관화시키기’(objectification)입니다. 나에게 적용되는 말씀이 없이 그 말씀이 사회를 향하여, 국가를 향하여, 혹은 열방을 향하여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춘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자들의 생태는 말씀을 개인에게 적용하는 것을 거부하는 자보다 더 악하다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2012년 우리 세인지기들에게 담임목사가 역설하는 것은 개인적인 말씀묵상을 생활화하여 객관화함으로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2주 전, 양육 A반에서 필독 도서를 갖고 나눔을 갖는 시간에 지체들이 책을 통해 주어진 은혜들을‘주관화’(subjectification)시키는 것을 경험하면서 말씀의 능력을 나에게 희석시키는 누를 범하지 말라고 강하게 역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12년, 우리 교우들에게‘파노플리아 성경 2독 통독표’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저 역시 이 스케줄에 맞추어 정확하게 성경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일정표대로 성경을 묵상하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기존의 잘 알려진 말씀에 집중하기 보다는 아주 생소한 부분에서 철저하게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 듣기입니다. 이것을 전제로 성경을 묵상하다보니 예기 않은 은혜와 감격들이 매일 마다 쏟아지는 축복의 시간을 갖곤 합니다. 그래서 성경을 묵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시편기자가 1편에서 고백한 대로 말씀의‘하가’(읊조림)를 통해 능력과 감동이 나에게 임하는 쏠쏠한 은혜를 종은 지금 맛보고 있습니다. 말씀을 나에게 적용시키는 철저한 객관화가 요즈음에 저에게 또 다른 은혜로 접목되고 있습니다. 이 은혜의 쏠쏠함을 우리 세인지기들도 담임목사와 더불어 놓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