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아들의 훈련소 수료식에 다녀왔습니다. 이요한 훈련병은 지난 5주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마치고 이제 육군 이병으로 태어나 30일에 자대에 배치되어 대한민국의 건강한 군인으로 약 20개월의 군 복무에 임하게 됩니다.
수요일, 오전 논산 훈련소에 도착하자 연병장에 도열해 있는 신출내기 이병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아내는 아들을 만나기 전부터 눈가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복받쳐 올라왔을 것입니다. 30분이 채 안 되는 수료식을 마치고 아들들에게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주기 위해 연병장으로 달려가는 부모들은 도열해 있던 신병들이자 아들들을 힘껏 안아주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감격의 울음소리들이 들렸습니다. 저 또한 아들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계급장을 달아주는데 속에서 울컥 하는 것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영외 면회 6시간은 아들과 함께 지난 5주 동안의 삶에서 함께 느꼈던 가족애와 사랑을 진솔하게 나눌 수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예약되어 있었던 장소에 도착하여 아들을 위해 아내가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을 차렸습니다. 맛있게 음식을 먹는 아들에게 아내가 말했습니다.
“먹고 있는 아들만 보아도 너무나 행복하다고!”
개인적으로 이번에 다시금 엄마들의 아들을 향한 사랑을 아비들이 넘본다는 것이 언간생심임을 깨달았습니다. 수료식 중에 아내의 폰으로 올라온 아들의 자대 배치 결과 문자는 또 한 번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이요한 이병은 대전 국군 병원으로 배치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그 동안 아들을 위해 기도했던 것보다도 선이해이지만 아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자대 배치 결과를 통보 받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아들이 배치 받은 자대에서 기독교 군종병으로 아름답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군복무가 되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해 봅니다.
입영장정들이 입소대대에서 훈련을 받기 전에 군인이 되기 위한 예비적인 일련의 과정을 마치면 훈련연대로 배치되어 이제는 훈련병 신분으로 5주간의 군사 기본교육을 받습니다. 5주간의 훈련이 끝나면 이번에 아들이 행한 것처럼 수료식을 거쳐 육군 이등병으로 탄생합니다. 이등병들은 수료식 이틀 뒤에 훈련소를 떠나 자대를 향하여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5주 동안 머물던 훈련소를 떠나 자대로 향하는 것을 가리켜 배출이라고 합니다. 요한이도 그렇게 대전국군병원으로 배출되는 것입니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훈련소에 다녀온 뒤에 이상하게도‘배출’이라는 단어가 메아리를 쳐 저에게 들리고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전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조국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도 괄목할 만한 나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력을 토대로 한 이 땅의 젊은 아들들이 나라를 위해 매 주마다 이렇게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가장 혈기왕성하고,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개인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힘든 과정을 겪고 헌신되어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매 주마다 말입니다. 참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 주마다 신병들이 준비된 군인으로 배출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목사인 저에게는 어쩔 수 없는 직업 정신(?)이 발휘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건강하려면 매 주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배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 교회의 다양한 사역을 위해 건강한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매주 마다 배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는 그런 군사들이 배출되는 것처럼 교회에서도 이런 영적인 군사가 배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라와 민족의 안전함과 부강함을 위해 불철주야 몸으로 헌신하는 이 땅의 60만 군사들처럼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를 위해 초개와 같이 헌신할 하나님의 군사들이 우리 교회에서 배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일뿐이 아닌 매일 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공급받고 무장하여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세인(世人)들이 벤치마킹하는 진정한 크리스티아노스들이 우리 교회에서 많이 배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2012년을 시작하는 벽두, 종에게 던져진 화두는‘배출’입니다. 서부동 시대의 장(場)을 여는 금년에는 우리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두고 함께 달려가는 수많은 일꾼들이 배출되기를 기원해봅니다.
다시 말합니다. 하나님의 군사 배출, 우리 교회의 2012년의 화두요 사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