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새벽, 날씨가 상당히 추웠습니다. 게다가 눈까지 내려 새벽예배 운행을 제가 직접 했습니다. 눈 운전에 혹시 하는 염려가 앞서서 말입니다. 새벽예배 교회 차량을 운행하여 교회 앞에 도착하면 오전 4시 40 분 즈음이 됩니다. 칼바람이 불고 눈까지 내리는 새벽녘에 교회 출입구 앞에 도착을 하자 빗자루를 들고 계단을 물론이고 앞마당까지 눈을 쓸고 있는 교회지체가 보였습니다. 순간 종이 숙연해졌습니다. 지난 3년 동안 화산동 193-14번지를 섬기던 노 권사님의 모습을 그날 다시 한 번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교회가 있는 건물이 살고 계시는 분이기에 그 정도의 수고는 그냥 마땅한 것으로 인식해왔습니다. 새벽에 제일 먼저 나와 불을 키고 또 새벽에 가장 마지막에 남아 마지막 문 정리를 하고 하는 일들이 그냥 그 분에게 주어진 해야 할 일이라고 암묵적으로 동의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노 권사님이 그렇게 하는 것은 신앙의 열정 때문입니다. 의무는 아니지만 그렇게 교회를 섬긴 것은 그 분의 신앙 바탕 때문이었습니다. 예배가 끝난 뒤 강대상을 마무리하고, 매 예배마다 주의 종의 성대를 위해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혹여나 땀 많은 담임목사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세면 타올을 깨끗하게 빨아 강대상을 올리는 사역을 지난 3년 동안 묵묵하게 감당해 주었습니다. 저녁 기도 시간에 기도하러 나오면 노 권사님과 함께 기도의 마주침을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교회를 아름답게 섬기는 섬김과 더불어 교회 예배당에서 가장 가까운 이유 때문에라도 영적 부담감을 갖고 기도의 삶으로 교회를 섬겨왔습니다. 물론 우리 교우들이 각양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위하여 아름다운 동역의 일들을 감당해 왔기에 지난 3년 동안 우리 교회는 이렇게 하나님의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2011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해인 2012년의 한 해를 맞이하는 마지막 주간에 노 권사님의 수고를 격려하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제 내년 1월 말이면 화산동 시대를 마감하고 우리들의 새로운 공동체 터전인 서부동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는 이 때에 노 권사님의 교회 섬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우리 교회 성경공부의 핵인 크로스웨이 사역을 통하여 여러 차례 언급하고 교육하였던 것처럼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항상 무릎을 꿇으신 종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이 섬기는 종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임을 밝혔습니다.
이제 2011년을 보내는 마지막 송년주일이자 성탄절인 주일을 맞이한 우리 세인지체들 모두가 한 노 권사님의 그 섬김에 감사하고 우리도 섬기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하나님 교회인 세인 공동체는 이런 섬김으로 세워져 갑니다. 세속의 가치는 내가 무엇이 되는가? 에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가치는 내가 하나님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있음을 명심하고 신앙인의 삶을 목표를 분명히 하는 우리 세인 공동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권사님. 1년 동안, 아니 3년 동안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