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몰랐던 예수 십자가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쓴 책입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십자가는 모든 것을 판별한다!
이 책은 제가 마르틴 루터의 그 유명한 ‘십자가 신학’의 발전을 연구한 책 「루터의 십자가 신학」(컨콜디아사 역간)을 출간한 직후에 집필한 저의 초기 저서에 속합니다. 루터는 신학의 과업과 교회 사명의 중심에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있다고 말합니다. 십자가는 교회의 교리와 활동을 판별할 뿐 아니라, 또한 교회를 교회답게 존재하게 합니다. 루터신학의 잘 알려진 명제 중 하나가 이런 생각을 멋지게 표현해줍니다.
“십자가는 모든 것을 판별한다!”(Crux probat omnia!)
원래 이 말은 고린도에 보낸 바울의 첫 번째 편지에 나옵니다. 바울은 그 당시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이 말을 사용했습니다. 루터도 지적했듯이, 십자가는 단순히 우리가 받은 구원의 기초가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삶을 그리스도인답게 만들어갑니다. 이 책에서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생활을 돌아보는 핵심으로 십자가를 제시하려 했습니다. 특별히, 저는 현대의 성공 지향적이며 권력 지향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많은 교회들이 루터식의 접근에 대해 거북한 느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하지만 십자가는 각자의 위치에서 겸손과 순종을 요구합니다. 물론 제도적 교회만이 그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도 진술했다시피, 저는 십자가가 끊임없이 제 자신의 약점과 교만을 폭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으며, 그때마다 도전받고 해명을 요구받는 저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저에게는 이 책을 쓰는 일 자체가 겸허하게 제 자신을 깨달아가는 경험이었으며, 이를 통해 조금은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한국의 독자들도, 비록 십자가와 씨름하는 이 과정이 힘겨울 수 있지만 그만큼 가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바랍니다. 또한 이 책이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더욱 깊이 깨닫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엡 2:4-7 참조).
영국 옥스퍼드에서 알리스터 맥그래스
규장에서 2004년에 나온 책입니다. 고간주간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시면서 읽으시면 어떨까요?
예수의 고통을 동정하여 눈물 짓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 십자가로 인격이 변화되는 사람이 되라
우리는 유년주일학교 때부터 예수의 십자가에 대해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십자가 이야기에 익숙한 것'을 '십자가를 믿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예수 십자가 사건의 장면 묘사에는 익숙하지만 '예수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서는 무지하지 않는가? 영화를 통해서든 글을 통해서든 예수 십자가의 지극한 고통을 보고 눈물 흘리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그러나 그 눈물은 무엇을 위한 눈물인가? 예수의 고통을 동정해서 흘리는 눈물인가? 예수는 결코 우리의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예수는 자신의 십자가 수난에 동정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을 책망하신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해 울라"(눅 23:28).
예수의 고통을 동정하여 눈물 짓는 사람이 아니라, 복음의 핵심인 예수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고, 십자가 때문에 인격이 변화되는 사람이 되라. 십자가는 우리를 변화시키는 영적 동력을 공급해주는 거룩한 발전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