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9일 토요일 성서 일과 묵상 (고난주간 토요일) 채움과 비움의 갈림길에서 오늘의 성서 일과 욥기 14:1-14, 애가 3:1-9, 19-24, 시편 31:1-4, 15-16, 베드로전서 4:1-8 마태복음 27:57-66 꽃물 (말씀 새기기) 욥기 14:5-6 그의 날을 정하셨고 그의 달 수도 주께 있으므로 그의 규례를 정하여 넘어가지 못하게 하셨사온즉 그에게서 눈을 돌이켜 그가 품꾼같이 그의 날을 마칠 때까지 그를 홀로 있게 하옵소서 마중물 (말씀 묵상) 유진 피터슨은 메시지 번역에서 이 문장을 이렇게 번역했다. “인간의 수명은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지 주께서 이미 정해놓으셨고 주께서 정하신 경계는 누구도 넘을 수 없습니다.” 욥의 토로가 이렇다.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그건 분명 주님의 주권 안에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죽음이라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욥은 도리어 자기 운명과 나약함에 대하여 솔직한 속내를 고백했다. “그에게서 눈을 돌이켜 그가 품꾼같이 그의 날을 마칠 때까지 그를 홀로 있게 하옵소서” (6절) 이 말이지 않을까! “하나님, 내 입장을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하나님, 그냥 사는 날까지만 이라도 날 그대로 내 버려두십시오.” 갑자기 이런 소회가 욥의 고백을 읽다가 밀려온다. “그래, 연약하니까 인간이지!” 성서 묵상의 소회가 여기에 이르자 은혜가 이렇게 밀려온다. 그러니 사는 날 동안 채우기 위해 살지 말고 비우면서 사는 것이 하나님께 합당하다. 『토지』의 작가인 박경리 선생은 죽음을 앞두고 남긴 유고 산문집인 『버리고 갈 것만 남아 홀가분하다』에서 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마음이 욕망으로 일그러졌을 때, 진실은 눈멀고 해와 달이 없는 벌판, 세상은 캄캄해질 것이다.”(122쪽) 기막힌 성찰이다. 채우고 또 채우고 또 채우려는 욕심으로 살면 내게 남는 게 뭘까? 그러지 말아야지. 성숙한 신앙인이 그러면 되겠는가? 채움이 아니라 비움으로 사는 게 맞다. 갑자기 고난주간 마지막 날 아침에 떠오르는 성경 구절이 있어 남긴다. 누가복음 12:19-20절을 말한다.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두레박 (질문) 채우고 있는가? 비우고 있는가? 손 우물 (한 줄 기도) 고난주간 마지막 말입니다. 오실 때도, 가실 때도 비우셨던 주님, 다시 오실 때 비우며 산 이를 찾으실 줄 압니다. 참 힘든 일이지만, 내 남아 있는 여생을 비우며 살게 하옵소서. 나비물 (말씀의 실천) 오늘도 주님 바라보며 비우는 적업을 하는 하루가 되자. 하늘바라기 (중보기도) 주님, 고난주간 시간마다 은혜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인 공동체 지체들이 행복한 부활주일을 맞이하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