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교회 제 15회 연차총회를 은혜 가운데 마쳤습니다. 쉽지 않았던 2022년을 잘 극복하고 2023년을 출발한 교우들에게 감사하고, 새해에 일하실 하나님의 역동하심을 기대하며 출발했습니다. 세인교회 ‘상식을 존중하며 2023년 잘 달려가 보기를 소망해 봅니다. 제 15회 사무총회 개회사 계산은 하지 말고 살아야겠다 모든 계산은 부정확하지는 않아도 불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계산을 하는 동안에도 자본은 운동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나희덕의 ‘그곳이 멀지 않다’에 담긴 ‘계산에 대하여’ 중에서) 깊이 성찰해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의 뿌리는 ‘계산함’이 분명한 듯합니다. 이 계산함은 아름다움을 앗아 갑니다. 이 계산함은 인간을 가장 천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인간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신과 같은 존재의 반열에 있어 누구도 대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무시무시함 때문에 오죽하면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과 같은 철학의 거장들이 자본주의를 가리켜 세속화된 종교라고까지 일갈했겠습니까?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최고의 사탄적인 행태는 인간에게 철저히 유익이 되는 것만 선택하게 한다는 비루함과 초라함입니다. 손해가 되는 일에는 조금도 여백을 내어놓지 않게 하는 사탄성이 바로 계산함입니다. 우리들이 믿고 따르는 예수께서는 그 반대의 길을 종용했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마기복음 10:43 2f-44) 유감스러운 것은 주님의 길을 가르쳐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목회자도 목회의 연한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은혜의 총량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계산하는 능력이 더 탁월해진다는 아픔입니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아마도 이 두 가지의 양강(兩强) 구도는 제가 목회하는 내내 지속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기에 은혜의 총량이 계산하는 능력보다 더 강해지도록 하는 것이 부족한 사람이 사역하는 동안 치열하게 투쟁하고 싸워야 할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작년 11월, 기도원에 들어가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목양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그림은 얄팍하게 계산하는 목회가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에 맞게 사역해야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기실, 지난 세월 조직교회에서 목회를 한 연한을 놓고 볼 때 2022년만큼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천명의 나이에 교회를 개척할 때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만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힘든 여정을 선택한 것은 앞으로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교회,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는 교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광야로 나오는 고난의 형국이 될 것임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했던 것은 섬기는 교회를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비전과 약속을 붙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달려온 지난 14년은 은혜 그 자체였습니다. 중간 중간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고, 사람에게 실망해 심각한 침체의 늪에도 빠져본 경험이 있었지만, 그래도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초심 때문이었습니다. 더불어 함께 달려가는 동역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3년 전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시대의 막이 열렸습니다. 금방 지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코로나는 3년 동안 끈질기게 교회를 괴롭혔습니다. 아프고 아픈 것은 이 코로나가 가져다준 참극의 내용이 지난 3년으로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 중이라는 것입니다. 이 재앙의 결과물들이 앞으로 어디까지 더 진입할 것인가는 예측 불허이기에 더욱 더 목회를 하는 담임목사의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가중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전무했던 천재지변에 속하는 재앙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명제가 있습니다. 교회는 주님의 것이다. “너희도 그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니라” (롬 1:6) 이 명제는 사라지지 않는 것이기에 2023년을 새롭게 계획해야 하는 것이 목사의 의무요, 교회의 당위(當爲)입니다. 그러기에 또 한 번 주군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것인 세인 교회를 하나님께 위탁하며 교회 개척 후 15년 차의 보폭을 떼려 합니다. 줄타기 하는 자들, 영적인 갈멜 산상에서 바알이 이길 것인가? 하나님이 이길 것인가를 보며 머뭇머뭇하며 계산하던 자들처럼 코로나인가? 하나님인가를 계산하다가 코로나를 선택한 자들이 비일비재한 2023년을 맞이했지만, 2023년 종은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 교회의 지체들이라면 충분합니다. 다시 주님의 것인 세인교회를 곧추 세워가는 브리스길라, 아굴라로, 두기고, 더디오, 아론, 훌, 뵈뵈인 여러분과 함께 하면 세인 교회는 다시 아름다운 교회로 발 돋음 하는 2023년이 될 것입니다. 이런 희망을 안고 저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교리와 장정 113.7 항에 의거하여 세인교회 제 15회 연차회의(舊 사무총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