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았습니다. 어제, 저녁 늦게 3층 베란다에 나가보았습니다. 7월 末을 의심하게 하는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이게 웬 보너스인가 하는 마음에 아내를 불렀습니다. 상큼한 바람을 맞으여 제천 시내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광경을 보고 아내가 처음 본 듯한 어조로 감탄사를 남발했습니다. “우리 교회 3층에서 내려다보이는 광경이 참 아름답네!” 저는 이 말이 아내가 그 동안 이런 광경을 감상할 고즈넉한 시간 자체를 누릴 여유로움이 없었다는 것으로 들려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은 7월 말의 바람이 아니라 10월 초의 바람처럼 신선하고 상쾌했습니다. 웬만한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그런 신선함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가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카메라가 잡은 별들이 떨어지는 우주 쇼의 장관은 아니더라도 사택 3층에서 바라본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간디의 뒤를 이어 사티야그라하를 이끈 인도 지도자 비노바 바베의 제자인 사티시 쿠마르가 이렇게 진단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이 모든 생물보다 우위에 있는 고귀한 생명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과학자와 경제학자 그리고 산업사회의 첨병들은 함부로 자연을 정복하고 마치 인간의 소유물처럼 다루었습니다.” (사티시 쿠마르, ‘끝없는 여정’, 해토, p,338.) 아내와 함께 정말 오랜만에 하늘을 보며 행복의 전언들을 나누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불안해 졌습니다. “내 아들이 머지않은 어느 날, 며느리와 함께 하늘을 볼 때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을까?” 쿠마르는 이어지는 글에서 이렇게 갈파했습니다. “죽음은 생명의 끝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상을 위하여 지구를 깨끗이 보존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게서 동일)” 제천은 그래도 참 살기가 좋은 동네입니다. 이 바람과 공기와 하늘과 건강한 마음을 공급해 주니 말입니다. 제주도에서 치열한 비전 트립 중에 있는 청년, 학생들에게 오늘도 은혜가 임하기를 주군께 집중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