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참 수고하셨습니다. 83년 삶의 경주를 잘 달리셨습니다. 세인 교회 탄생과 맞물려 암과의 투병이 시작되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래서 주님의 은총이요 은혜라는 용어를 빌리지 않으면 다른 표현이 용납되지 않는 기적을 만들어 세인 공동체 교우들에게 보여주셨고, 히스기야처럼 15년이라는 삶의 연장을 의연하게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보여주셔서 담임목사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지난 주일, 설 명절이라 자녀들과 함께 점심 식사해야 한다고 예배를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시는 그 모습이 이 땅에서 집사님을 본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집사님과 함께한 마지막 인사가 되고 말아 아픕니다. 이 집사님, 하지만 부족한 사람이 언제나 틈이 있을 때마다 말씀드린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의 죽음이라는 정의는 ‘잠시의 이별, 영원한 만남’임을 믿기에 집사님을 하나님 나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파송하겠습니다. 주께서 천사장의 나팔과 더불어 이 땅에 다시 오실 때, 가장 온전한 부활체의 모습으로 집사님과 다시 만날 것을 믿고 위로를 받겠습니다. “목사님이 좋아하시는 시골순두부 대접하자.” 작년 연말, 두학에서 집사님 내외와 그렇게 번개(?) 해 가진 그 행복한 시간을 이제는 이 땅에서 다시는 갖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이 솟구쳐 울컥하는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렵습니다. 봄이면 봄마다, 가을이면 가을마다 집사님을 모시고 자연 심방을 나갈 때는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실 때, 언제나 두 손 모아 머리 숙여 인사하시던 집사님의 인사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쓰리고 쓰립니다. 이런 아스라이 고운 추억을 남기고 제 곁을 떠나셨지만, 가신 것이 이곳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집사님을 보내드리렵니다. 이제 혼자남은 임 권사님 때문에 못내 마음이 안타깝고 발길도 제대로 떨어지지 않으시겠지만, 부족한 종이 최선을 다해 집사님과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임 권사님을 잘 모시겠습니다. 훗날, 너른 가슴으로 안으며 두 분이 재회하시도록 경주하겠습니다. 이종구 집사님 자식 같은 부족한 종과 21년이나 같이 보폭 맞추어 걸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집사님과 함께 걸었던 지난 시간이 모두 카이로스의 은총이었습니다. 다시 뵐 때까지 영혼이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25년 2월 첫날 아침에, 이강덕 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