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터 이야기

제목아직은 희망이2025-01-25 19:45
작성자 Level 10

CBS에서 방영하는 잘잘법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잘 믿고 잘 사는 법의 줄임말입니다. 지난주에 연세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학철 목사 편이 서울 연동 교회에서 공개강좌로 열렸는데 원래 70명 정도만 초청하여 진행하려고 했던 공개강좌 신청이 폭주하여 700명 정도가 몰려 성황 중에 첫 사역이 진행되었고, 저는 직접 현장에 가지는 못했지만, 업데이트된 영상을 시청하다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근래 잘잘법강좌 강사로 섬기는 이들은 전술한 김학철 교수 외에 청파 교회 원로 김기석 목사, 만나 교회 김병삼 목사, 남포 교회 원로이신 박영선 목사로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재철 목사께서도 이 사역을 섬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세인 지체들도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매일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만 먹이는 담임목사의 촌스러운 설교 외에도 잘잘법에 방문하셔서 근사한 외식을 드시는 영적 호강도 누리시기를 권면해 봅니다.

‘KJV’ 성경 외에 그 어떤 여타 성경도 사탄적이라고 매도하며 인정하지 않는 대단히 위험한 근본주의적 이념을 신앙으로 착각하는 혹자가 잘잘법강좌를 좌파들의 강좌라고 혹평하기도 하지만, 뭐 그 정도의 일갈 수준이라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대화가 안 되는 소통 불가이니 어쩔 수 없고, 강사로 섬기는 이들이 대단히 명징한 성경 텍스트에 대한 해석과 그 해석으로 인해 살아내야 할 삶의 현장에서 발휘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하는 영적 지혜를 공급해 주기에 잘잘법은 무너져가고 있는 한국교회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산소호흡기 같은 도구임에 틀림이 없어 제작진에게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담임목사가 이 프로그램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칫 잘못하면 빠질 수 있는 신앙의 편협함과 맞서게 해주고, 더불어 지성적 영성에 도전을 주는 강사들의 강의가 너무 귀하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종교학자 하비 콕스가 그의 걸작에서 이렇게 일갈한 글을 머릿속에서 심장까지 내렸고 잊지 않기 위해 묵상 노트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역사 위에 그리고 역사를 넘어서 존재하는 데 반해서, 세속도시는 완전히 이 세계 안에 있다.” (하비 콕스, 세속도시, 문예출판사, 182)

세속도시 안에 잠식되어 나타나는 세속화는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해서, 이 세속도시 안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교회는 세속화와 그것에 노출된 세속도시에 대한 이해에 눈 감고 있으면 안 됩니다. 교회는 세속도시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해석은 천박한 것이 아니며, 세속화되어 있는 도시에 흡수된 일체 것들에게 진리의 빛을 비출 수 있는 이 시대의 등대와도 같은 역할이기에 더 성찰해야 합니다.

나는 잘잘법을 섬기는 주의 종들이 준비한 강의에서 이 빛을 봅니다. 더불어 꺼져가는 한국교회의 촛대 불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기름이라고 확신합니다. 김학철 목사를 통해 전해진 지난 공개강좌는 제게도 신선한 공기를 내 폐에 주입한 산소호흡기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아름답고 귀한 광야의 소리가 있어 한국교회는 아직은 희망이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잘잘법을 제작해 내는 CBS 모든 스텝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