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터 이야기

제목마틴 로이드 존스를 존 스토트로 정정합니다.2025-03-01 14:53
작성자 Level 10

’()이라는 단어가 있다. 풀자면 느낀다혹은 생각한다움직인다라는 의미의 한자 단어다. 통상 잡았다는 표현을 할 때, 이때 언급한 한자 단어로 이 단어가 쓰인다. 젊은 날에는 감각기관이 활발하고 역동적이라서 약간의 느낌만으로도 소위 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런 감각 세포들이 쇠잔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감각이 떨어지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지난 주일 설교 시간에 교우들에게 온전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고 소개했다. 이 책의 소중함은 영국 사회의 지성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천 의사 협회에서 주관한 컨퍼런스에서 설교한 존 스토트 목사의 설교 원고를 묶은 책이기에 그 권위가 있다고 주일 설교 원고에 작성해 놓고, 정작 설교 시간에는 동시대 영국 복음주의 권역 안에서 존 스토트 목사의 라이벌이자 동역자라고 불렸던 그와 더불어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로 대체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주일은 물론, 수요일까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실수를 범한 이유는 내 머릿속에 영국 크리스천 의사 협회에서 주관한 예배라는 테마가 깊이 각인되어 있었기에 의사 출신의 목회자인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교라고 아무 생각 없이 갈아치운 떨어진 감() 때문이었습니다. 수요일 아침에 우연히 이 일을 알고 난 뒤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홈페이지에 링크한 설교 원고는 물론 블로그 글과 여타 SNS 자료를 급히 수정했다. 다만 영상으로 나간 것은 어찌할 수 없어 사과 글을 홈피에 올렸다.

존 스토트의 일갈을 마틴 로이드 존스의 일갈로 둔갑시킨 지난 주일의 실수에 대해 교우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추후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조금 더 긴장해야겠다는 다잡이를 해 본다. 이럴 때 다시금 다잡이하는 내용은 집중력 잃지 않기다. 쉽지는 않겠지만, 많은 일을 벌이는 사역은 이제 줄여야 할 나이다. 반면,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할 나이다. 그래야 집중력을 잃지 않기에 말이다.

어제 서울여자대학교 총장 취임식에 다녀왔다. 이윤선 총장이 밝힌 취임사 중에 가치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연결이라는 비전 제시를 들었다. 이 일을 위해 신앙적 다짐도 밝혔는데 그녀는 예레미야 33:3절을 붙들겠다고 선언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영적 집중력이 흔들리지 않는 이는 쓰러지지 않는다. 나 또한 마음을 다잡이한 일이기도 하다.